[이슈&포인트] 모병제는 시기상조다

입력 2016-09-18 17:42  

고성윤 <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


모병제 도입은 군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거론되는 대선 단골 메뉴다. ‘인구절벽’이 오니 63만명인 병력을 30만명으로 줄이고 모병제로 가자고 한다. 첨단무기를 갖춘 ‘작지만 강한 군대’로 전력 공백은 문제가 없다고 한다. 모병제가 세계적 추세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모병제 도입 주장은 너무 총론적이고 개념적이다. 병력이 줄어도 늘어날 인건비, 전력 공백을 메울 재원 마련 방안은 안 보인다.

안보 현실은 어떤가. 핵으로 무장한 북한군과 겨뤄야 할 우리 국군이다. 북한은 전 인민 무장화와 함께 7년 이상의 복무로 전술전기에 능한 12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20만명은 특작부대다. 전쟁기획을 독자적으로 해본 ‘프로’들이다. 북한이 붕괴하거나 전면전 시 수복지역 작전도 고려해야 한다. 북진 시 그 넓은 산악형 지역에서 적은 병력으로 어떻게 정규작전을 할 것이며, 계엄군으로서 안정화 작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세계적 추세에 따라 모병제를 하자는 주장도 그렇다. 옛 소련군을 정점으로 한 바르샤바 동맹군이 해체된 지 25년이다. 서유럽 국가들의 모병제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도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 오스트리아처럼 징병제를 고수하는 나라도 있다. 모병제를 시험하고 있는 독일은 지역 편중에 따른 병사의 질 저하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대만 역시 주저하는 모양새다. 대학 장학금에다 영주권 유인책 등 각종 혜택이 있음에도 미군 모병관들은 지원병 확보에 진땀을 흘린다고 한다. 젊은이들에게 ‘가고 싶은 군대’란 없다. 모병제로 합법적 병역 면제를 보장받으니 가진 자들이 ‘만세’를 부를 제도라는 비난도 있다.

병역 형평성은 우리의 안보 상황을 볼 때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다. 병역 형평성은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모병제를 하면 가난한 젊은이들이 군으로 가면 되고, 돈을 받으니 전선은 그들이 지키면 된다는 말로 들려 그렇다. 전면전 시 북한과의 전쟁 양상이 무제한 소모전 성격의 총력전 개념으로 이행될 것이 분명한 만큼 예외 없는 병역은 당연하다.

모병제 도입은 나라의 안위가 걸린 사활적 문제다. 과학적 검증과 실현 가능성, 국민적 합의에 바탕해 추진해야 할 중대 사안이다. 표심을 자극할 셈법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고성윤 <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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