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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위과정 졸업생 합창단'카포 크누아'

입력 2016-09-18 18:01  

"함께 노래를 부르니 꿈이 새로 생겼어요"

50~70대가 회원인 시니어 합창단
내달 정기연주회 앞두고 '구슬땀'
"도전 자체가 더 없이 행복해요"



[ 김희경 기자 ] 지난 7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 디엠아트센터. 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녀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년까지 20명이 노래 연습에 한창이다. 음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악보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문화예술 최고위과정 졸업생으로 구성된 ‘카포 크누아(Capo Knua)’ 4기 회원. 연습은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다. 다음달 31일 한예종 크누아홀에서 열리는 카포 크누아 제3회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들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실력도 부족하지만 다 함께 마음을 모아 하모니를 이루며 벅찬 환희를 느낀다”며 “새로운 인생의 노래가 시작된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음도 맞추며 새로운 ‘관계 맺기’

카포 크누아는 은퇴했거나 아직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50~70대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직업은 은행 부행장 출신, 중소기업 대표, 교수, 의사 등 다양하다. 1~4기 통틀어 회원은 50명에 僿磯?

이들이 처음부터 노래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다. 젊었을 땐 일에 매진하느라 음악에 귀를 기울일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한예종 동료들의 권유로 합창이라는 색다른 신세계에 빠져들었다. 김형태 전 국민은행 부행장(58)은 “합창엔 관심조차 없었고 경험도 없어서 망설였지만 막상 해보니 매우 즐겁다”며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강도 높게 연습해야 해 어렵기도 하지만 그 맛에 또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보옥 산부인과 원장(54)은 “늦는다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는데 진료가 끝나자마자 달려온다”며 “하루종일 환자를 보며 지친 마음을 합창을 하며 달랜다”고 말했다.

노래는 삶을 다시 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카포 크누아 막내인 황원길 반앤반 교육컨설팅 대표(53)는 “국제대에서 10년간 유아교육 교수로 일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퇴직했다”며 “노래하면서 몸 안의 독이 다 배출되는 기분이 들었고 건강도 되찾아 작은 개인사업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목소리와 마음을 한데 모으는 일인 만큼 유대감도 강하다. 이를 통해 ‘제2의 관계 맺기’가 이뤄지고 있다. 박희석 갤러리청주 대표(64)는 “노래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까 이야기도 잘 통하고 편하다”며 “나이 들었다고 해서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오니까 설렌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도 차려 입고 나오게 된다. 이전과는 또 다른 사회적 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래로 다시 꿈꾸다

이번 정기 연주회에선 ‘독竄厠?rsquo;으로 시작해 ‘고향의 봄’ ‘즐거운 나의 집’ ‘잊혀진 계절’ 등을 부른다. 소녀시대 ‘Gee’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도 선보인다. 공연에서 부를 노래가 총 18곡에 달한다.

힘든 도전을 통해 잊고 있었던 ‘꿈’도 다시 꾸게 됐다.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금기조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60)의 포부가 당차다. “음악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합창단원 모집 문자를 보고 무작정 문을 두드렸다. 6개월 정도 했는데 이 나이에 꿈이란 게 생겼다. 여기서 열심히 활동하고 2년 뒤엔 독립해서 멋진 솔로 무대도 갖고 싶다.”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현식 단장(65)은 “도전하는 것 자체가 더없이 행복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카포 크누아 활동에 참여하고 좋은 무대를 꾸밀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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