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대전] SK케미칼, 세계 첫 세포배양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상용화

입력 2016-09-28 16:12   수정 2016-09-28 17:44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무균 배양기에서 생산
만 3세 이상 모두 접종 가능



[ 조미현 기자 ] SK케미칼(대표 박만훈)이 바이오사업에서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 세포 배양 4가(價) 독감 백신을 상용화한 데 이어 기술수출한 바이오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삼성 LG 코오롱 등 대기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점찍은 가운데 SK는 선택과 집중으로 바이오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초 세포 배양 독감 백신

SK케미칼은 지난달 세포 배양 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사진)를 출시하고 전국 병·의원에서 본격적인 접종을 시작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세포 배양 4가 독감 백신이다. 4가 독감 백신은 A형과 B형 독감 바이러스 2종을 동시에 예방한다. 세포 배양 백신은 달걀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무균 배양기에서 생산된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산 4가 독감 백신 가운데 유일하게 만 3세 이상 전 연령에서 접종 가능하다. 스카이셀플루4가 임상시험을 주도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개뺐?교수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성인 1503명, 소아 4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만 3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제품 안전성에 대해 “중대한 이상약물반응(SADR)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해 500만개 공급 목표

SK케미칼이 올해 목표로 하는 백신 공급량은 약 500만도즈(접종량)다. 지난해 3가 독감 백신 판매량 대비 약 40% 증가한 물량이다. SK케미칼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12회에 걸쳐 스카이셀플루4가 론칭 심포지엄을 열었다. JW신약과 스카이셀플루4가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고 병·의원 및 클리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판매량을 바탕으로 신규 백신에 대한 의료진과 소비자 수요를 파악해 올해 공급량을 확정했다”며 “의료진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국산 신약 1호를 개발한 회사다. SK케미칼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국내 제약업계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1996년에는 세계 최초로 붙이는 관절염 치료제 트라스트를 선보였다. 1999년 자체 개발한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 선플라는 국산 신약 1호로 꼽히는 의약품이다. 1999년 위십이지장궤양 치료제 오메드는 국내 완제 의약품으로는 처음 유럽에 수출됐다. 2000년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은 국내 천연물 신약 1호다.

2007년에는 세계 최고 발기력지수(IIEF)를 자랑하는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 정을 내놨다. 2011년 엠빅스의 형태를 바꿔 세계 최초로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S를 출시했다.

◆신약 R&D 강화

지난 5월엔 SK케미칼이 호주 CSL에 기술수출한 바이오 신약 물질 ‘NBP601’이 미국 FDA의 시판 승인을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미국 FDA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BP601은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2014년 기준 3조6000억원(약 30억달러) 규모다. 전 세계 시장 중 가장 크다. 2023년엔 약 33% 증가한 4조9000억원(약 41억달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소아 장염 등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국산화가 안 된 이들 백신은 프리미엄 백신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SK케미칼은 2000년 이후 매출의 12~15%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생명과학연구소 등에서 R&D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외 유수 R&D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바이오 제약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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