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가장 오래 다스린 왕

입력 2016-10-14 17:24   수정 2016-10-14 19:51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라마 9세)이 엊그제 88세를 일기로 서거해 태국이 슬픔에 빠졌다. 그는 1946년(18세)부터 70년간 재위한 현존 최장기 군주였다. 이제 그 자리는 64년째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90)로 넘어갔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푸미폰도 톱10 안에 못 든다. 엘리자베스 2세는 고작(?) 48번째다.

장기간 재위하려면 어릴 때 즉위하고 장수해야 한다. BC 23세기 고대 이집트의 네페르카레 페피 2세는 100세 이상 살며 94년 재위(112년 설도 있음)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구려 6대 태조왕은 119세를 살고 93년을 재위했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그러나 뒤이은 차대왕, 신대왕의 기록과 뒤엉킨 게 많고 《후한서》와도 어긋나 신빙성은 낮다.

태조왕의 93년간 재위도 《환단고기》에 비하면 약과다. 치우천왕은 151세를 살고 109년을 재위했다고 한다. 역대 환웅 중 재위 107년, 105년도 있고 90년 이상은 보통이었다. 물론 《환단고기》 자체의 진위에 대해 논란이 많다. 《삼국유사》엔 무려 157년을 다스렸다는 가야 김수로왕 설화도 있다.

서양에서 확인된 최장기 군주는 아프리카의 소국 스와질랜드의 소부자 2세(1899~1982)다. 부왕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생후 4개월 만에 왕이 돼 82년 254일을 지배했다. 성년이 될 때까지 22년간 할머니가 섭정하긴 했다. 소부자 2세는 부인만 70명에다 자녀 210명, 손자 1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의 독일인 신성로마제국, 라인동맹의 제후국 군주들은 7명이나 재위기간 톱10에 올랐다. 이 중 리페 공국의 베른하르트 7세는 81년 234일(1429~1511년)을 재위해 유럽의 최장기 군주다. 큰 나라를 지배한 군주로는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1638~1715년)를 꼽는다. 그는 5세에 왕이 돼 72년간 군림했다.

중국에선 62년을 통치한 청 강희제가 확인된 최장기 군주다. 건륭제는 89세로 강희제보다 20년 더 살았지만 즉위가 늦어 60년에 그쳤다. 일본에선 신대(神代)의 천황이 최고 147세까지 살고 100세 이상도 수두룩 하다지만 믿기 어렵다. 62년을 재위한 쇼와 천황(1901~1989년)을 최장기로 본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장수왕이 98세를 살며 78년을 재위한 것이 가장 길다. 역대 왕조의 최장 재위 왕은 신라 진평왕(재위 53년), 백제 고이왕(52년), 고려 고종(46년), 조선 영조(53년)다.

한편 왕족이 아닌 인물로 최장 기간 집권자는 쿠바의 카스트로(52년)다. 두 번째가 북한 김일성(46년)이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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