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보다 지독한 '우승' 열망…월드시리즈 승자는

입력 2016-10-24 16:52   수정 2016-10-24 18:21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68년’ 대 ‘시카고 컵스 108년’.

2016 월드시리즈는 '우승'에 한 맺힌 두 팀이 맞붙게 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번째로 오랜 기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과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 대결한다.

두 팀은 저주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와후 추장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다. 포스트시즌 단골소재인 두 저주는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와후 추장의 저주’는 클리블랜드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 디자인을 바꾸면서 비롯됐다. 1951년 클리블랜드는 와후 추장 캐릭터를 친근한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익살스러운 표정과 붉은색 얼굴로 바꿨다.

바꾼 디자인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원주민을 모욕한다는 것이다. 이후 클리블랜드는 세 차례(1954, 1995, 1997년)나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와후 추장의 노여움을 사 우승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던 1948년에도 이미 비슷한 와후 추장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저주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2014년 민주당 소속 에릭 키어니 상원 의원은 와후 추장 이미지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클리블랜드는 로고를 연고지 첫 글자 ‘C’로 교체했고, 와후 추장 이미지 사용을 줄였다. 설령 저주가 존재했더라도 없어지고 만 셈이다.

시카고 컵스는 1945년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이후 지난해까지 70년 동안 ‘염소의 저주’에 시달렸다.

당시 염소와 함께 입장하려다 쫓겨난 샘 지아니스라는 관중이 “다시는 리글리필드(컵스의 홈 구장)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격분한 데서 저주는 시작됐다.

컵스는 이후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지난 시즌엔 다니엘 머피(당시 뉴욕 메츠)에게 호되게 당하며 눈물을 삼켰다. 염소의 이름도 머피였다.



올 시즌 컵스는 최강 전력을 과시하며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무너뜨리는 순간 ‘염소의 저주’는 깨졌다.

‘다시는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던 리글리필드에선 최대 4차례의 월드시리즈(1, 2, 6, 7차전)가 열린다.

존재하지 않았던 저주에 묶여있던 클리블랜드나 저주에서 풀려난 컵스 모두 바라는 건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이들에게 저주보다 지독한 건 우승에 대한 열망이다.

2016 월드시리즈는 오는 26일부터 클리블랜드 홈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7전 4선승제로 열린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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