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서울시-강남구 '감정싸움'

입력 2016-10-28 17:56  

현장에서

구룡마을·행복주택 등 이어 이번엔 세텍 부지 개발 갈등
양측 충돌에 행정력만 낭비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 강경민 기자 ] “예상했던 일 아닌가요. 강남구가 서울시 정책을 트집 잡은 게 한두 번도 아닌데….”

강남구가 서울시의 세텍(SETEC) 부지 제2시민청 건립계획에 대해 총력 저지투쟁을 선언한 지난 27일.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세텍 부지에 제2시민청을 세울 계획이다. 강남구청은 강남의 ‘노른자위 땅’인 세텍 부지를 종합개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201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와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토지 소유주에게 현금 대신 땅으로 보상하는 환지(換地) 방식을 일부 도입하겠다는 서울시와 100% 전면 수용 방식을 내세운 강남구가 충돌했다. 이듬해 서울시가 환지 방식 도입을 철회하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측은 영동대로 복합개발, 수서역 행복주택 건립, 기술직 인사교류, 세텍 개발까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서로를 향해 ‘불통행정’을 지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찾아가 설명하려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 구청장의 면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양측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험담까지 하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각종 현안을 둘러싼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행정력이 심각하게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룡마을을 비롯한 각종 사업은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강남구 공무원들이 서울시를 비난하는 댓글을 대거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불편하기만 하다.

해법은 간단하다. 박 시장과 신 구청장이 공개석상에서 만나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감정싸움만 벌일 게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석상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박 시장은 그동안 ‘만나서 대화하면 갈등은 저절로 풀린다’고 강조해왔다. 상급 기관인 서울시가 강남구에 먼저 손을 내밀면 된다. 서울시에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해온 강남구도 ‘유감’을 나타내는 등 대화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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