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靑 일방 개각" 강력반발…국회 동의 험로 예고

입력 2016-11-02 10:28   수정 2016-11-02 10:29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2일 청와대의 개각 발표에 "야당과 상의 없는 일방적 개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국회의 총리 및 장관 인준 동의 절차에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일 박근헤 대통령이 김병준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내정한데 대해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면서 "이것은 정국수습이 아니라 정국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길이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개각 발표 직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박 대통령이 국정공백 진공상태를 만들어놓고 또 쪽지를 내려보내 총리 인사를 발표했다"며 "정국이 풀려야 하는데 더 꽉 막혀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며 "법치와 대한민국 정의를 무너뜨리고 헌정질서를 혼돈의 도가니에 밀어넣은 장본인인 대통령이 최근 한 일은 90초짜리 사과와 정치검찰의 대명사인 최재경 민정수석을 임명한 것이며, 오늘 한 일은 바로 그 코드에 맞춰 총리를 즉각 임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민의 민심을 거스르고 야권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정국을 돌파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를 앞장세워 거국내각을 제안하는 척하며 과거 야권에 몸담은 인사를 내세우면 야당이 꼼짝 못 하겠지 하는 꼼수로 야당을 들러리 세워 거국내각 모양새를 갖춰 사실은 자기식 내각개편을 통해 국정 돌파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은 바보가 아니다. 그런 의도를 다 꿰뚫고 지금까지 이렇게 대통령의 조사를 요구하고 더 큰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여기까지 싸워왔다"며 "박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이런 방식, 이런 꼼수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야당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틀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 국면을 인사국면으로 전환시키려고 하는 그러한 작태에 대해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분노는 국민들에게 더 큰 탄핵, 하야 촛불을 유발시키게 하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정말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해야 할 입장발표도 하지 않고 뒤에 숨어서 인사권을 행사한 것 아니냐"며 "총리뿐 아니라 경제부총리까지 마치 평소와 다름없이 인사권을 행사한 모습을 보면 정말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국민의 마습?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은 지난번 거짓 사과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진실을 밝히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하고, 본인의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 다음에 3당 대표들과 협의를 거친 뒤 총리를 선임하는 절차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 정상화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에서 "이번 개각은 위기에 처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개각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며 "야당도 책임있는 자세로 이번 개각에 대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폭넓은 경험과 안목을 토대로 내각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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