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1700억에 PCA생명 품었다

미래에셋 'M&A 광폭 행보'에 금융권 지각변동
합병후 자산 33조…ING생명 제치고 업계 5위
변액보험 비중 늘어 저금리 상황서도 경쟁력↑


[ 박신영 / 정소람 기자 ]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사진)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확고부동한 자기자본 1위의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새출발한 데 이어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인수해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금융계에서는 미래에셋발(發) 금융권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은 10일 PCA생명 주식 100%를 인수하는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1700억원이다. 미래에셋생명은 곧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낼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가 가치 중심의 경영전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순위가 6위에서 5위로 뛰어오른다. 미래에셋생명의 현재 총자산은 27조6686억원으로 PCA생명(5조2629억원)과 합치면 ING생명(총자산 31조2540억원)을 제치고 업계 5위로 올라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고 승인 절차?밟고 있어 중위권 보험사들의 자산순위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PCA생명은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1999년 국내 보험사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대다수 국내 보험사와 달리 저금리 상황에 대비해 진작부터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해왔다. 올 6월 말 기준 총자산 5조2629억원 가운데 변액보험이 70%가량을 차지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많은 다른 보험사는 부채 급증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을 갖게 되지만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로 이와 무관한 변액보험 비중이 늘어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PCA생명 인수는 박현주 회장의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을 약 2조3000억원에 인수, 자기자본 6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초대형 증권사로 다시 태어났다.

금융계에서는 미래에셋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8월 자회사로 미래에셋모바일을 설립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회사의 보험상품까지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GA(법인보험대리점)다. 새로운 보험 판매 채널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은 금융업뿐 아니라 복합리조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8월 미래에셋과 영국계 국제투자회사 캐슬파인즈가 7 대 3으로 출자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투자 우선협상대상자 1순위로 선정됐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경도에 호텔, 빌라, 요트마리나, 워터파크, 해상케이블카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신영/정소람 기자 nyusos@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