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작가 리안 모리아티 새 장편 '정말 지독한 오후' 출간

입력 2016-11-15 18:30  

바비큐 파티서 무슨 일이…세 부부의 '끔찍한 기억'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생긴 '불편한 진실' 가감 없이 보여줘



[ 양병훈 기자 ] 평범한 듯 보였던 어느 주말 오후의 부부 동반 바비큐 파티가 ‘지옥 같은 기억’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었다. 끔찍한 범죄나 사고가 일어난 건 아니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친 곳 하나 없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속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졌다. 파티에 참석했던 클레멘타인은 함께 간 남편 샘에게 두 달 뒤 이렇게 묻는다. “우리가 그때 거기에 안 갔으면 어땠을까? 애가 아파서 안 갔거나 나나 당신이 일해야 해 가지 않았다면, 무슨 이유로든 바비큐 파티에 안 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 적 있어?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물론 이것은 가정일 뿐이다. 부부는 알고 있다. 다시는 파티 이전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로 돌풍을 일으킨 호주 태생의 작가 리안 모리아티(사진)의 신작 《정말 지독한 오후》(마시멜로)가 번역, 출간됐다. 모리아티는 연이어 소설 히트작을 내며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다. 2013?펴낸 《허즈번드 시크릿》과 이듬해 펴낸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영미권에서 각각 500만부와 150만부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7월 영어판으로 처음 나온 《정말 지독한 오후》는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출간 즉시 소설분야 베스트셀러 1위, 종합 4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아마존이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소설 속 사건은 클레멘타인이 친한 친구 에리카와 그의 남편 올리버에게 “상의할 일이 있으니 일요일에 부부 동반으로 만나자”는 제의를 받으며 시작된다. 클레멘타인과 에리카는 서로 모르는 게 없을 만큼 친하지만 동시에 묘한 질투와 시기, 미움을 느끼는 사이기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에리카의 이웃에 사는 티파니·비드 부부도 모임에 합류해 파티는 세 부부가 모인 자리가 된다. 티파니와 비드는 재혼 부부로 다소 도발적인 성격이다. 소설은 ‘바비큐 파티의 날’이라는 ‘과거’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현재’가 교차 편집되며 펼쳐진다. 과거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한없이 평화로운데 현재로 와보니 참석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 있다.

파티가 있던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책장을 덮기 직전에야 비로소 온전히 알 수 있다. 세계적 출판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이 소설을 가리켜 “독자의 호기심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비밀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한 건 이 때문이다.

등장인물 간 벌어지는 심리게임은 이 소설의 백미다. 사람들은 수수께끼 같은 사건 하나를 두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건 전후로 달라진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가 아주 세밀하게 표현돼 있어 마치 그 사람을 직접 겪어본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주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부부 또는 절친 사이라 해도 인간관계에는 결코 알지 못하는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차없이 보여준다.

영화·문학분야 전문가인 재닛 매슬린 뉴욕타임스 기자는 서평을 통해 “모리아티는 거짓된 우정, 은밀한 험담, 권태기에 빠진 결혼 등 일상 속 감정 문제를 가장 잘 다룬다는 사실이 이번 소설을 통해 증명됐다”며 찬사를 보냈다. 베탄 패트릭 문학평론가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모리아티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법한 등장인물을 통해 소설을 이끌어가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며 “독자가 ‘지금 나의 삶도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라고 느끼게 한다”고 평가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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