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새로운 기회의 물결 타려면 고객 변화부터 읽어라

입력 2016-11-24 16:25  

2017 대한민국 트렌드

최인수· 윤덕환·채선애·송으뜸·김윤미 지음 / 한국경제신문|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 이런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시장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은 고객의 변화를 읽는 일이다. 고객의 욕구와 필요 그리고 불편함을 알아차리는 방법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전문가들의 진단과 전망을 정리한 책이 최인수 외 4인의 《2017 대한민국 트렌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아주 새로운 현상이나 전망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서 막연하게 느끼거나 관찰하거나 들었던 현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걸음 나아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인의 트렌드 전문가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 경향이 더욱 강해지게 될 트렌드를 6가지로 꼽는다. 첫째, 브랜드의 권위와 후광효과가 떨어지고 제한될 것이다. 전문가나 기관의 권위가 제한되는 시대를 뜻한다. 둘째, 사람들은 점점 더 즉시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중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은 건강보다는 자극적인 입맛을 선호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셋째, 나홀로 활동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사회적 관계의 피로함이나 공동체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것을 뜻한다. 넷째, 개인의 감정이 중요해진다. 상하 및 서열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확산될 것이다. 다섯째, 저렴한 차별화를 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점점 저렴하면서도 타인과 구별될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게 됨을 뜻한다. 여섯째, 사회의 극장화가 확산될 것이다. 사회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지만 그 문제와 자신의 삶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는 사람들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배후에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하는 고객들 나름의 태도가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권위와 후광효과의 추락은 고객들이 자신만의 방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스스로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적인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면 이 변화는 고객들의 소비 생활을 비롯해서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게 된다.

즉시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고객의 등장은 건강이나 결혼 그리고 직장 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래보다는 현재의 감정이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은 “현재 중심적이면??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사회관계에서의 역할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지난 15년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변화”라는 결론을 제시한다. 이따금 동의하기 힘든 주장들도 있지만, 당위보다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찾고 싶다. 무엇인가를 파는 사람들은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것보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기회의 물결을 탈 수 있다. 변화를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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