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뷰] 김재영, '두 남자' 넘어선 신 스틸러

입력 2016-12-12 10:12   수정 2016-12-13 09:25

모델 출신 배우 김재영, 영화 '두 남자' 통해 악역 변신
"호평에 얼떨떨…제가 봐도 미친놈 같아요"




모델 출신 배우는 사실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보다 먼저다. 1990년도 차승원으로 시작된 이 계보는 강동원과 이종석, 김우빈, 김영광 등으로 이어졌다. 이제 그 뒤를 배우 김재영(29)이 좇는다. 새 영화 '두 남자'를 통해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두 남자'는 독립 영화계에서 주목받아 온 이성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노래방 악덕 업주 형석과 열 여덟 살 가출 소년 진일의 처절한 싸움을 그렸다.

올해 손대는 작품마다 대박을 쳤던 배우 마동석과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최민호가 형석, 진일 역으로 주축을 이뤘다.

주연을 넘어설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 스틸러(Scene Stealer)'는 야구 배트 하나 달랑 들고 등판한 김재영이다.

영화에서 김재영은 가출한 미성년자들을 극악무도하게 괴롭히는 악인 성훈으로 분했다. 짧은 분량에도 스크린을 장악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했다는 평가다. 영화 제목이 '두 남자'가 아닌 '세 남자'였더라도 무리가 없었을 만큼 김재영의 활약은 뛰어났다.

"악역은 처음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성훈에게는 나쁜 모습만 있거든요. 제가 봐도 '미친놈' 같았으니까요. 영화 개봉 후 '이제 시작하는 친구인데 잘했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기뻤죠."

사실 김재영이 이렇게 잘해 낼지는 그 자신도 소속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단 이성태 감독만은 달랐다.

"감독님이 저를 보자 마자 '성훈'이 눈 앞에 나타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웃고 있을 때도 야비함이 풍기면 좋겠다면서 촬영 내내 연기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다시 찍는다 해도 그만큼 악랄해 보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성태 감독은 김재영이 '두 남자'를 발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김재영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제 레드카펫을 처음 밟았다.

'두 남자'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에 초청돼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으로 상영됐다. 총 301편 작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인이 영화제에 갈 기회는 많지 않죠. 분량도 그렇고 아직 영화제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막상 부산에 가니 '두 남자'가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영화제에서 '두 남자'는 15세 관람가로 첫 선을 보였지만 정식 개봉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딱지를 달게 됐다.

"청소년 비행을 다루다 보니 평가의 잣대가 높아진 것 같더라고요. 흥행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어린 친구들이 못 보게 돼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2010년 모델로 데뷔한 김재영은 남성지 패션화보 단골손님이었다. 이어 2013년 영화 '노브레싱'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아이언맨', '너를 기억해', '마스터-국수의 신', 웹드라마 '뷰티학개론'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그는 이제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배우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멋있는 척'하는 것이 힘들어서였어요. 모델들은 망가지는 걸 굉장히 힘들어하거든요. 저는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대중에 알려진 다음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친근한, 벽이 없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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