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당선 두고 "휴직자 투표용지 무더기 발견" 의혹

입력 2016-12-26 17:26  

허권 농협지부 위원장이 25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선출된 가운데 일각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휴직자 등의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호 1번 허 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금융노조위원장 선거에서 4만3128표(득표율 54.09%)를 얻어 3만311표(38.02%)를 얻은 기호 2번 김기철 후보(전 외환은행지부 위원장)를 누르고 당선됐다. 수석부위원장에는 성낙조 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사무처장에는 유주선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이 각각 선임됐다.

허 위원장은 내년 1월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은행 등 10만여명의 노조원을 이끌게 됐다. 허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반대와 현행 금융권 핵심성과지표(KPI) 폐지,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 금융공기업의 경영 자율성, 낙하산 인사 근절, 일방적 영업점 축소와 인력 감축 저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전체 지부에서 투표함이 서울로 올라와 개표가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500여명의 투표용지가 들어있던 투표함에서 장기 휴직자 등의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돼서다.

김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지난 23일 개표 과정에서 특정 은행 지부에서 ‘인사부 소속 분회’라고 적힌 투표함을 발견했다”며 “인사부 소속이란 은행권에서 육아나 병가 등으로 인해 3개월 이상 휴직 상태인 직원들을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통상 거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거나 부재자 신고를 통해 개별적으로 투표하는 전례에 비춰볼 때 하나의 투표함에 담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인 명부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무작위로 50여명을 추출해 확인한 결과 이들 모두 투표에 참여한 사실이 없었다는 게 김 후보 측의 주장이다. 또 다른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휴직 상태인 이들의 대부분은 투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며, 투표일에 해외에 있던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조합원 수 조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각 지부가 선관위에 제출한 조합원 현황에 따르면 허 위원장이 맡고 있는 농협지부의 경우 지난 9월만해도 조합원 수가 1만4817명이었는데, 10월에는 1만5600명으로 한달 새 780여명이 늘었다는 게 김 후보 측의 주장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2015년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8개월 동안 한 명도 변동 없이 동일하던 조합원 수가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급증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이 대거 늘어난 사례는 농협지부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있지만 선거법에 따라 투표인 명부는 확정됐으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투표와 개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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