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박검사시장 개방 맞서 해외사업 확대할 것"

입력 2016-12-26 17:57  

이정기 한국선급 신임 회장 인터뷰

해운업 불황에 비선급분야 강화
내년 프랑스에 선박검사시장 개방
아·태, 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



[ 김태현 기자 ] 이정기 한국선급(KR) 신임 회장(61·사진)은 주력인 선박검사 분야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과 융복합, 가스오일 등 비선급 분야를 확대해 해운과 조선업 불황에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6일 제23대 회장 취임식을 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은 해사산업의 장기 불황과 외국 선급과의 출혈 경쟁 등 외부 위협 요인이 많아 혹독한 시련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1960년 문을 연 국내 최대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은 2012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부산 강서구 명지동으로 이전했다.

그는 “한국선급의 매출을 보면 선박검사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체의 80%, 비선급 분야가 20% 정도를 차지한다”며 “조선과 해운업 불황이 내년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회사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재임 기간 ICT 등 비선급 분야 비중을 현재 20%에서 40%로 올리고 내실경영을 펼쳐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2018년까지 선박검사 빅데이터 체제를 구축하고, 전자항해 국제표준선도 기술도 2020년까지 완성해 신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해외 영업 강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선급이 구축한 그리스와 독일 중국 일본 등 거점지역 영업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브루나이, 이란 등 중동시장 사업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외국 회사 고객 비중을 30%에서 40%까지 끌어올려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에 비선급 분야 경쟁력을 알려나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와 한국 조선 경쟁력의 약화를 걱정했다. 그는 “한국선급에 등록된 한진해운 선박 80여척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며 “선박들이 팔려나가거나 주인선사에 반선됐는데, 선주에게 한국선급을 인증기관으로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해 겨우 절반 정도를 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내년 매출도 올해 1350억원에서 1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의 또 다른 걱정은 내년 1월1일부터 풀리는 정부 대행 선박검사 시장이 프랑스 선급(BV)에 개방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선박은 한국선급에서 검사받도록 규정돼 있었는데 내년부터 프랑스선급에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그는 “다른 외국선급 회사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 걱정이지만 국제협약 전산화 프로그램 등 한국선급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을 내세워 검사 시장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회장 선임을 위한 투표 결과 유효투표 86표 중 73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내부 직원이 한국선급 회장으로 당선된 건 21대 전영기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회장은 부산대 조선공학과 출신으로 1987년 한국선급에 평검사원으로 입사해 여수지부장, 등록선업무팀장, 통영지부장, 울산지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부터는 검사본부와 정부대행검사본부를 총괄했다. 그는 풍부한 현장검사 경력을 바탕으로 한국선급의 항만국통제 대응 능력(문제 있는 선박이 입항했을 때 신속 정확하게 안전성을 검사하는 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난해 독일 캐나다 등 해운 강국의 정부대행 검사권을 유치해 한국선급의 검사능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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