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커먼프라자 상인 160여명 '억대 권리금' 못 받고 쫓겨나나

입력 2016-12-26 18:52   수정 2016-12-27 05:17

부동산 프리즘


[ 설지연 기자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커먼프라자 건물 상인 160여명이 권리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점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이 건물을 사들인 삼익악기가 계약기간 완료 및 재건축을 이유로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은 2014년 8월 삼부토건으로부터 이 건물을 6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삼부토건은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던 이 건물을 포함해 보유 부동산 대부분을 매물로 내놨다.

건물을 사들인 삼익악기는 삼부토건과 5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그해 11월 상가의 또 다른 임차인인 지하 1층 남대문시장 상인들도 김 회장의 대리인 장모 상무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 건물주였던 삼부토건이 받던 임대료보다 27~36% 인상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삼익악기는 지난해 10월 상인들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100개 점포, 160여명 상인들에게 이형국 삼익악기 사장 명의로 된 ‘재건축 계획에 따른 임대차계약 종료 통보’ 내용증명이 날아들었다. 한 상인은 “점포 계약 갱신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갑자기 재건축을 결정했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점포는 작지만 1억~2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들어온 상인들은 권리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점포를 내줘야 할 위기다. 건물주가 제기한 ‘건물인도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상인들은 2014년 11월 삼익악기와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은 만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5년간 계약 갱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익악기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임차인이 맺은 계약을 승계한 것일 뿐”이라며 “법에서 정한 5년 계약 갱신 기간이 지난 만큼 상인들은 건물을 비워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인들은 새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받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존 상인들을 내보낸 뒤 새 상인들과 더 높은 가격에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 한다는 것이다.

한 상인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 만료 3개월 전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지만 재건축을 하겠다는 건물에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삼익악기가 기존 상인을 내쫓은 뒤 재건축을 하지 않고 새로운 상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대로 임대차 계약을 충실히 이행한 만큼 상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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