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반등 기회 노리는 4대 산업] '체질 개선' 나선 철강·조선…고부가 제품으로 돌파

입력 2017-01-02 16:25   수정 2017-01-02 16:35

[ 김순신/안대규/정지은 기자 ]
한국 경제를 이끌던 조선·철강·해운·자동차산업은 지난해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 조선업계는 30여년 만에 최악이라는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로 극심한 수주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물류대란을 겪어야만 했다. 철강업계는 ‘원샷법’ 시행에 따라 하이스틸을 시작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파업에 발목 잡힌 자동차업계도 더딘 성장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체력을 다진 이들 산업은 올해 반등을 꾀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출시해 불투명한 사업 환경을 극복할 계획이다.

■자동차

국내 자동차산업은 올해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의 신차 구입 지원정책 종료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완성차업계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불황을 넘어선다는 전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올해 자동차시장 내수판매가 작년보다 2.8% 줄어든 175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산차는 지난해보다 4.0% 감소한 148만대를 팔고, 수입차는 작년보다 4.7% 증가한 27만대를 판매할 것이란 전망이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는 4.6% 감소한 122만대, 상용차는 1.1% 줄어든 26만대로 예상된다.

승용차는 고급 브랜드 중형·대형 쿠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주요 차급의 다양한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감소세가 예상되며 상용차는 건설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형 수입 상용차 판매 증가 등으로 역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신차를 선보이며 내수 판매에 열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에 기아자동차 모닝을 시작으로 르노삼성 소형차 크레오 등이 출격한다. 이어 기아차 최초의 스포츠세단(프로젝트명 CK)가 상반기에 내수 시장에 선보인다.

하반기엔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 세단 G70과 기아 프라이드, 현대자동차 소형 SUV 등이 소비자를 찾아간다.

쌍용차는 렉스턴을 대체하거나 위급으로 알려진 SUV(프로젝트명 Y400)를 출시한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재개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1분기 한국 시장에서 다시 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을 투입해 반전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도 영업을 시작한다. 스타필드 하남에 부스를 확보한 테슬라자동차는 늦어도 2분기부터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조선

올해 조선업 경기는 어두운 편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은 2017년 한국 선박 수주량이 254만1000CGT(표준환산톤수)로 2011년~2015년 평균 수주량(1056만3000CGT)의 24.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6년~2020년 평균 수주량도 354만9000CGT로 최근 5년 평균치의 33.6%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향후 조선업 가동률지수(2010년=100)는 설비 감축이 없다고 가정하면 2020년 50까지 떨어지지만 매년 10%씩 조선설비를 감축하면 지수가 84.7로 높아진다고 예상했다.

조선업계는 인력과 설비를 줄여 올해도 지속될 ‘수주절벽’을 헤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소는 올해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3분기까지 일감이 있지만 이르면 상반기에 수주물량을 모두 인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1500여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라 2018년까지 자구안 제출 시점 인력(1만3000여명)의 30~40%를 감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조8000억원의 자본을 확충받은 대우조선해양도 인력 감축, 설비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중국발(發)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국내 조선업이 버티기만 하면 철강산업처럼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시장이 달라 반사이익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도 해양플랜트, 컨테이너선, 탱커선, LNG선 등 모든 분야에서 잘하려 하지 말고 1등을 할 수 있는 부문을 남기고 공급 과잉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해운

지난해 국내 1위, 세계 7위(지난해 8월 기준)였던 한진해운이 무너지면서 시련을 겪은 국내 해운산업은 올해도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 5년간은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국내 해운산업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세계 7위 선사인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엔 중국 양대 해운사인 코스코와 차이나시핑이 합병했고 세계 3위인 프랑스 CMA-CGM은 싱가포르 APL을 인수했다.

문제는 다른 외국선사의 몸집이 커지는 사이 국내 해운산업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오는 2월 청산될 전망이다. 하루 빨리 일정 규모를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뒤를 이어 1위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어깨가 무겁다. 당장 규모를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해외 신인도가 크게 주저앉았다”며 “새해에는 이런 부분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해운산업의 올해 전망은 어둡다는 분석이 많다.

부산항 환적화물도 감소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4월 세계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부산항 환적화물량은 최대 35만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이 내놓은 내년 항로 재편계획에는 부산항을 거쳐가는 아시아~북미항로 수가 15개에서 13개로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부산항 핵심 항로로 꼽히는 아시아~북유럽항로도 3개에서 2개로 감소했다. KMI 관계자는 “재편된 항로가 다시 개편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철강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은 올해도 비상경영에 들어가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침체가 지난해보다 더 심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도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수출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발(發)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입산 중국 철강재가 줄면서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되찾기 시작했고 철강재의 원료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 비중 증가와 원재료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업 구조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다.

권 회장은 2014년 12월 1조원짜리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했고 중첩되는 사업부문은 과감히 합쳤다. 작년 신한·하나금융지주의 주식을 모두 처분해 2600억원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계열사와 자산 등을 매각하거나 없애는 149건의 구조조정을 2017년까지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 회장은 작년 8월 태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 구조조정은 1년 뒤 100% 마무리될 것”이라며 “그동안 사업을 줄이는 방향이었는데, 2017년 이후에는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은 창사 이래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70.4%, 별도 기준 16.9%다.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WP판매 비중도 50%에 육박하면서 포스코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원대를 달성했다.

작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제철소가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작년 미국 공장을 인수한 세아그룹은 자동차 특수강분야에서 현대제철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된 경영 과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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