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땅 되살린 아모레퍼시픽-용인시의 '의기투합'

입력 2017-01-03 18:38  

기업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이렇게!

정찬민 용인시장의 제안
기술연구소 인근 노는 땅 보고 작년 7월 서경배 회장 찾아가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권유

기업과 지자체의 '윈윈'
1년 만에 인허가 일사천리 진행
아모레퍼시픽, 연구시설 등 확충
용인시, 고용창출·세수확대 기대



[ 민지혜/윤상연 기자 ] “그게 정말 가능해요?” 작년 4월 아모레퍼시픽 부동산전략팀은 회사를 찾아온 용인시청 투자유치팀 담당자들로부터 눈이 번쩍 뜨이는 얘길 들었다. 자연녹지로 지정돼 증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 용인시 보라동 연구단지의 연구동을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시청 직원들이 제안한 방법은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땅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하는 것.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각각 20%와 100%인 건폐율과 용적률 제한을 80%와 350~500%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유치에 발벗고 나선 용인시와 기업 이 의기투합해 ‘아모레퍼시픽 첨단산업단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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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 329억원 투입

아모레퍼시픽이 현재 기술연구원 2개동이 있는 용인시 보라동 314의 1 일대 23만1000㎡ 부지에 329억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용인시 덕성리에 36만3000㎡ 규모의 제조시설도 짓는다. 아모레퍼시픽이 직접 사업시행을 하는 실수요 민간개발 방식이다.

용인시 투자유치팀은 자연녹지와 산으로 구성돼 활용도가 떨어지는 아모레퍼시픽 부지에 연구시설을 증설할 수 있다면 시는 물론 기업에도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유치팀의 제안은 석 달 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정찬민 용인시장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정 시장은 투자유치과장 등 담당자들과 함께 아모레퍼시픽 본사를 찾아가 서 회장에게 산업단지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연구시설도 늘려야 하고, 교통여건 등 여러 면에서 비전이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정 시장도 “아모레퍼시픽은 신뢰가 가는 기업이고 화장품은 성장산업이기 때문에 용인시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속전속결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8월 산업단지 투자의향서를 용인시에 제출했고, 용인시는 그 다음달 경기도로부터 산업단지 물량을 배정받았다. 시마다 산업단지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용인시가 미리 경기도에 아모레퍼시픽 첨단산업단지 지정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설명하고 설득한 결과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서 산업단지 지정 승인이 떨어졌고, 개별법령과 사업성, 당위성 등을 검토하는 마지막 통합심의 절차만 남았다.

임영선 용인시 투자유치팀장은 “산업단지 하나를 조성하는 데 보통 3년 이상 걸리는데 시에서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고 아모레퍼시픽의 자금력과 콘텐츠, 투자의지가 확실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올해 6월까지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마지막 통합심의 절차만 남아

아모레퍼시픽에도 연구단지 확장은 꼭 필요한 과제였다. 2020년까지 ‘원대한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운 아모레퍼시픽은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서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현재 잘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계속 잘하는 건 아니다”며 꾸준히 미래 성장을 준비할 것을 독려해왔다. 창업주인 부친 고(故) 서성환 회장은 1954년 서울 후암동에 한국 최초의 화장품 연구실을 세웠고, 1992년 지금의 용인 땅에 제1연구동인 성지관을 준공했다. 아들인 서 회장은 2010년 제2연구동인 미지움을 세우고 “철저히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신념을 이어가고 있다. 도시첨단산업단지까지 조성하면 핵심 연구시설을 더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정 시장은 “용인시 거주자를 많이 채용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앞으로 일자리 창출, 상권 활성화, 지역경제 발전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수원=윤상연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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