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죽음의 하천' 안양천의 변신…구로구, 20년 노력에 날아온 백로

입력 2017-01-07 09:00  

13개 지자체와 수질 개선
철새 44종 4996마리 찾아
이성 구청장 "생태하천으로 발전"



[ 황정환 / 구은서 기자 ] 6일 오후 3시께 서울 구로구 안양천체육공원.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이 일제히 하천을 향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수십 마리의 철새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다. 자전거를 세워둔 채 철새들이 갈대숲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찍던 인근 주민 김학선 씨(56)는 “과거에 비해 안양천(사진)이 깨끗해져서 그런지 찾아오는 철새도 늘어난 것 같다”며 “풍경이 좋아져 자전거 탈 맛이 난다”고 말했다.

30여년 전까지 안양천은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었다. 1983년 안양천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L당 146㎎에 달했다. BOD는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분해할 때 사용되는 산소의 양을 뜻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깨끗한 물이다. 안양천 BOD는 2008년까지 L당 10㎎이었다. 정부의 하천수질 기준에 따르면 BOD가 L당 10㎎ 이상부터는 최저 등급인 6급수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과거 안양천에는 물이라기보단 진득진득한 오염물질이 흘렀다”고 말했다. 2003년 안양천에서 잡힌 물고기에선 기준치의 네 배가 넘는 납이 검출되기도 했다.

1990년대 도심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구로구는 안양천 수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맑은 하천을 만드는 건 하류에 있는 구로구청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수원 광교산을 발원지로 하는 총 길이 32.5㎞의 안양천은 한강으로 이어지기까지 서울·경기 13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간 협업과 시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 결과 20년 만에 안양천은 ‘생명의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2015년 안양천 BOD는 3급수 수준인 L당 4.3㎎으로 개선됐다. 이우신 서울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안양천을 찾는 철새는 1999년 4종 46마리에서 2014년 44종 4996마리로 100배가량 늘었다.

구로구청은 지난해 환경부가 2004년부터 2년마다 우수한 환경 개선 성과를 거둔 6개 지자체에 수여하는 ‘그린시티상’을 받았다. 서울 시내 자치구 중에선 유일한 수상이다.

안양천 수질을 1~2급수 수준으로 높여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발전시킨다는 게 구로구 구상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하천 정화는 한두 번의 노력으론 이뤄질 수 없기에 하천 정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말 구로자원순환센터가 완공되면 하천으로 유입되던 쓰레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 구은서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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