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에 뉴스 가치를 측정한다는 의미는?

입력 2017-01-08 17:09   수정 2017-01-08 18:36




(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와 뉴스 소비자 즉, 독자들 간의 거리는 디지털 중심으로 미디어 생태계가 진화하면서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언론사는 독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트래픽 지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소비자들은 원하는 분야의 뉴스나 좋아하는 언론사, 기자를 선택하는 것이 간편해졌습니다. 페이스북같은 소셜미디어에서는 언론(기자)과 독자들 간 직접 소통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뉴스 유통시장은 언론사가 수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콘텐츠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데다가 무엇이 뉴스인지 분별도 어려워졌습니다. 뉴스의 형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텍스트보다는 멀티미디어가 주목받습니다. 언론사 브랜드보다 뉴스에 대한 '나의 페친'의 추천사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플랫폼 사업자인 포털사이트나 페이스북은 여전히 이용자 규모(UV)가 월등하게 큽니다. 언론사가 광고매출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겁니다. 한마디로 언론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언론사가 포털에서 받는 뉴스 제공료 즉, 전재료(저작권료)는 턱없이 낮다는 불만도 여전합니다. 기존의 영향력이나 인건비 대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게다가 언론사는 뉴스 생산 및 유통전략을 고민할 수 있는 기본 데이터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네이버는 언론사 별로 '뉴스 이용 데이터 현황'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올 3월 취임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는 지난해 9월 네이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언론사들끼리 합의만 된다면 타언론사와 비교 데이터도 제공할 수 있다. 언론사가 효과적인 뉴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제공 데이터의 규모나 형식의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언론사는 누가, 언제, 어떻게 뉴스를 소비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뉴스 생산과 유통에 있어 정확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뉴스의 수익화도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뉴스보도 분석업체인 ‘칼레이다(Kaleida)’의 설립자 맷 맥앨리스터(Matt McAlister)는 ‘뉴스 주제의 가치=(광고수익×소셜미디어에서의 뉴스 주제 확산 정도)-콘텐츠 생산 비용’이라는 공식을 제시했습니다. 즉, 벌어들인 광고수익, 소셜미디어의 바이럴 정도(공유수 등)를 곱한 뒤 투자비용(인건비)을 제하면 뉴스의 가치가 산출됩니다.

다만 국내에선 개별 언론사 사이트의 광고수익도 좋지 않고 광고의 질이 낮습니다. 반면 최근 다수의 언론사가 소셜미디어 투자에 주력하고 있고 다양한 큐레이션 콘텐츠가 나오면서 '뉴스의 확산성'은 과거보다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 큰 언론사일수록 생산 비용은 많이 드는데 비해 광고수익이나 뉴스 확산성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수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크고 작은 한계는 있지만 언론사 스스로 뉴스 가치를 측정하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언론사가 카테고리별 편차를 미리 파악한다면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A라는 언론사가 IT 부문에서 소셜 영향력이 좋고 신뢰도가 높은 스타 기자들이 많다면 당연히 IT주제에 주력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 주제의 기사 페이지에 배치되는 광고의 단가도 점차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언론사와 그 뉴스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언론사는 지불의사를 갖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독자는 뉴스소비 행동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뉴스를 읽고 떠나는 휘발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존중을 하는 '애착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것은 뉴스 생산자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고 알리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사나 언론 유관단체에서 검토해온 '뉴스 가치' 환산 연구작업이 더 구체적으로 진전될 당위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자면 언론사 스스로 시장의 투명성, 합리성을 담보하도록 업무관행이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광고매출이나 트래픽 데이터 등이 객관적으로 공유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유연해져야 합니다.

한성숙 대표 내정자는 최근 한 강연을 통해 "전통매체의 미래는 '스타기자'에 있다고 본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요. 기자들도 자신이 생산한 뉴스의 가치가 커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뉴스의 미래'를 낙관하려면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장기전이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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