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벤처업계서 'O2O 거품론'이 나오는 까닭

입력 2017-01-10 20:11  

광파리의 스타트업 톡톡

배달·세차·주차 등 O2O창업 '쏠림'
소비자가 '사용가치' 느껴야만 성공

김광현 < 디캠프 센터장 >



“O2O(온·오프라인 연계)는 거대한 거품의 수레바퀴다.”

벤처 전문가인 이영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교수가 지난해 말 한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O2O산업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지난 한 해 창업계에서 O2O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엉뚱한 지적은 아니다.

O2O 스타트업을 경계하는 분위기는 이미 2015년 말부터 감지됐다. 경진대회나 데모데이에 O2O 스타트업이 심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몰리곤 했다. O2O 창업자들은 부동산 거래, 음식 배달, 세차, 세탁, 주차, 헬스센터 등 기존 서비스에 모바일 기술을 결합해 혁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또 O2O야?”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곤 했다.

이처럼 O2O 거품론을 얘기하는 이가 많지만 이를 일반화하기엔 곤란한 점이 있다. 우선, 최근 O2O 창업이 붐을 이루긴 했지만 ‘거품’이 끼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봄에 30억원이던 O2O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가을께 50억원으로 뛰기도 했다. 그러나 신생 O2O 스타트업은 대개 기업가치 100억원 이내에서 종자돈이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둘째, 해외로 넓혀서 보면 ‘거품론’을 굳이 O2O에 국한시킬 이유가 없다. 중국에서는 신생 유니콘이 2014년 5개에서 2015년 19개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10월까지는 10개에 그첬다. ‘다운 라운드’(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받는 것)도 흔해졌다. 소프트뱅크가 10억달러에 투자한 스타트업을 알리바바가 반값에 인수한 적도 있다. 미국에서는 핏빗이 페블을 4000만달러에 인수하자 ‘웨어러블은 죽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셋째, O2O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혁신해가는 창업자들이 분명 있다. 분야에 따라 장애물이 다르겠지만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고 서서히 소비자의 지지를 얻어가는 스타트업도 있다.

넷째, O2O 혁신 시도가 가치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모바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혁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전해볼 만하다. 소비자들이 O2O 서비스를 외면하는 것은 별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치를 잘 몰라서일 수도 있다.

O2O 분야 창업자들은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에 온라인 기술을 결합해 더 편하고 더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으면 소비자가 열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서비스를 시작하면 소비자 반응은 의외인 사례가 많다. 경진대회에서 우승하고 고전하는 사례도 수두룩하다. O2O 창업자들은 왜 ‘거품론’이 나오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광현 < 디캠프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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