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언의 데스크 시각] 새 신한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께

입력 2017-01-15 17:47  

김수언 금융부장 sookim@hankyung.com


요동치는 정국 상황과 무관하게, 금융계에선 신한금융그룹 새 회장과 우리은행장 선임이 큰 관심이다. 1등 금융그룹의 경영을 총괄하는 신한금융 회장, 7개 과점주주 중심의 경영체제로 새 출발한 우리은행을 이끌 은행장은 금융인이라면 부러워할 만한 자리다. 책임이 무겁지만 막강한 권한과 상당한 보수, 예우가 뒤따르는 까닭이다.

한동우 회장의 뒤를 이을 신한금융 회장 후보엔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올랐다. 우리은행 사령탑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부행장(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 부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10명이 도전장을 냈다.

불안한 젊은 은행원들

누가 됐건 이제 곧 모습을 드러낼 신한금융 새 회장과 우리은행장에게 미리 축하 인사를 전한다. 동시에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에서 진행된 희망퇴직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뜬금없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 금융업에 정말로 큰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국민은행에선 최종적으로 2850명이 희망퇴직한다. 전 직원의 15%에 이른다.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울며 겨자 먹기로 퇴직 신청한 50대 고참 직원이 많았다. 영업창구의 여성 행원도 꽤 됐다. 그러나 진짜 충격을 던진 것은 30대 젊은 직원들이었다. ‘안정된 직장’이라는 외부 시선과 달리, 예상을 웃도는 수의 30대 직원들이 은행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조용히 희망퇴직원을 냈다. 국민은행은 개별 면담을 거쳐 일부 직원의 퇴직을 막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새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우리은행장은 이를 ‘남의 일’이 아니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내 일’로 생각했으면 한다. 은행업의, 한국 금융업의 앞날을 불안하게 보는 젊은 직원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살피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은행업 면허를 뛰어넘어라

은행업 면허만으로 편하게 이자 장사하던 때는 끝나고 있다. 모바일금융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이 어디로 튈지, 어떤 위협으로 다가올지를 예단하기도 힘들다. 젊은 은행원들은 훨씬 심각한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 한때 큰 논란을 불러왔던 ‘아프리카 우간다(77위)보다 한국(80위)의 금융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세계경제포럼(WEF) 발표는 순위 자체가 아니라 순위에 얽힌 행간을 읽어야 한다.

한국 첫 인터넷은행인 K뱅크가 본격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365일, 24일 인터넷·모바일로만 예금 받고 대출하는 은행이 다음달 등장하게 된다. 국회가 산업자본의 은행 경영을 제한한 은행법을 개정하지 않아 ‘반쪽짜리 인터넷은행’이라는 비판이 많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름도 생소한 핀테크 기업들 역시 더 간편한 본인 인증과 송금, P2P(개인 간 거래) 등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금융에는 왜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없느냐는 비판이 수없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짜놓은 촘촘한 규제와 끝없는 경영 간섭 때문에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금융업 게임의 틀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규제를 피하든지, 뛰어넘든지 좌우간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새 신한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이 놀라운 변화를 주도했으면 한다.

김수언 금융부장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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