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재용 출국 막은 특검…국익은 안중에도 없나

입력 2017-01-18 17:22  

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 김현석 기자 ] “직접적으로 (접점이) 없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에 출석해 “통상정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접촉 가능한 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작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한국 관료나 정치인, 기업인 등 아무도 트럼프 본인이나 최측근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측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식물 상태인 박근혜 정부와의 만남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10일 뉴욕을 찾은 유 부총리는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자문포럼 위원장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을 만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큰손’인 국민연금을 동원했다. 8일 워싱턴을 방문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면담했을 뿐 당초 목표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 등은 만나지 못했다. 매티스 내정자는 의회 청문회에서 “북핵은 심각한 위협”이라며 대북 선제타격 옵션에 대해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사람이다.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은 다르다.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자를 만난 외국 정상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다.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작년 12월9일 뉴욕으로 달려가 트럼프를 만났다. 중국에서는 지난 9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트럼프와 회동했다. 각국 기업인이 앞다퉈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려는 트럼프를 찾아가 투자를 약속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러브콜을 받은 이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작년 12월14일 트럼프 측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인들을 초청해 연 테크서밋에 외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하지만 가지 못했다. 당시 수사 준비 중이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알렸더니, 일언반구 상의 없이 출국금지부터 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죄가 있다면 법원에서 가리면 된다. 하지만 특검은 수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국부터 막았다. 트럼프 당선자와의 만남으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위상이 확인되고, 여론이 우호적으로 흐르면 구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3개월 시한부다.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 모든 걸 단기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가의 중장기 이익은 안중에 없는 듯 보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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