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역시 마이더스의 손…경쟁사도 놀란 'M&A매직'

입력 2017-01-19 19:44  

1300억 적자 허덕인 KPX화인 인수 2년 만에 TDI사업 흑자로
석유화학 업황 사이클 꿰뚫어 '절묘한 인수 타이밍' 화제

2년전 삼성과 방산 빅딜도 '재미'



[ 주용석 기자 ]
한화케미칼 TDI(가구, 신발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원료) 사업이 지난해 6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TDI 가격이 작년 한 해 최대 세 배가량 급등한 영향이 컸지만 업계에선 그에 못지않게 한화의 ‘인수합병(M&A) 매직’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원래 TDI 사업이 없었다. 2014년 9월 KPX화인케미칼이란 회사를 인수하며 처음 TDI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KPX화인케미칼은 4년째 적자를 내고 있었다. TDI 업황이 워낙 나빠 세 개 생산라인 모두 가동중단 상태였다. 업계에선 한화의 인수 결정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였다. 이듬해인 2015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TDI 사업은 또 적자를 냈다. 5년간 누적적자(영업이익 기준)가 1300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작년에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월 t당 1425달러에 불과하던 TDI 가격이 10월에 4450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후 급등세가 꺾이긴 했지만 작년 말까지 t당 3300달러 선을 유지했다. 때마침 한화케미칼은 멈춰 있던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기 시작했고 시장 장악력을 높여 갔다. 한화케미칼은 공시 규정을 이유로 구체적인 영업이익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수백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결과적으로 한화의 M&A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호경기와 불경기가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업황 흐름을 잘 타야 하는데 한화가 이걸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2014년 말 삼성과의 빅딜에서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한화테크윈 실적이 인수 직후부터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의 관리 능력도 TDI 사업이 흑자전환한 배경 중 하나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한 직후 영업 방식을 위탁판매에서 직거래로 바꿨다. 제3자를 끼지 않고 고객사를 직접 뚫은 것. 원료 협상 단계부터 파트너사가 “지독하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원가 관리를 철저히 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한화는 M&A를 통해 성장한 만큼 M&A 후 시너지를 내는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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