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기 IT과학부 기자)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회장은 월급쟁이 평사원으로 시작해 후지필름의 회장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런 샐러리맨 성공신화보다 필름업계가 도산의 위기에 처했던 2003년 대표이사에 올라 과감하게 필름사업부를 구조조정하고 화장품, 의약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 후지필름을 재건한 인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인물이기에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스마트폰에 밀려 어려움에 처한 시대에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19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후지필름의 신제품 발표회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고모리 회장은 상당히 결연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디카 시장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와 함께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보겠다는 선언도 있었습니다. 교토의 니조성을 발표회장으로 선택한 이유도 명확했습니다. 도쿠가와 막부 시대가 끝나고 근대로 넘어가는 대정봉환이 시행됐던 니조성에서 카메라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상징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19일 교토의 날씨는 이례적으로 추웠습니다. 섭씨 0도의 날씨에 입김이 나오는, 전혀 난방이 되지 않아 핫팩과 담요로 무장하고도 한기가 느껴지는 니조성 내에서 발표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고모리 회장의 발표 시간 만큼은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그의 발언 내용을 가감없이 그대로 올립니다.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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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이렇게 추운데 교토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왜 이곳 회장을 금번 발표회장으로 골랐는가? 이유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기 니조성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50년 전인 1867년에 ‘대정봉환’이 시행된 장소입니다.
도쿠가와 막부가 250년 이상 천황으로부터 위임받았던 ‘정치 통치권’을 천황에게 반환하여, 시대가 근대로 크게 움직이기 시작한 무대가 바로 이곳 니조성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희도100년 전에 라이카가 만든 35mm포맷으로부터 해방, 그리고 70년 전에 만들어진 미러를 사용한 SLR이라는 유물로부터의 탈피를, “‘대정봉환’에 비추어 선언한다!” 라는 의미로 니조성을 골랐습니다.
오늘 중형 미러리스 시스템 GFX를 발표합니다. 이로 인해 X시리즈에 GFX를 더하여, 모든 촬영 영역을 미러리스로 커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주역이 35mm SLR에서 미러리스로 바뀌는 역사적인 커다란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후지필름이 새로운 사진, 카메라의 역사를 활짝 엽니다.
내일 1월 20일은 당사의 83번째 창립기념일입니다. 1934년, 일본 최초의 영화용 필름을 개발하기 위해 후지 사진필름이 발족되었습니다.
저는 2000년에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그 해 컬러필름 수요는 정점을 맞이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급속한 디지털화로 인한 사진필름이 하락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인한 사진업계의 변화 속에서, 코닥을 시작으로 많은 경쟁 메이커들이 도산하거나 사진 사업을 종료한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사진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사진 사업을 계속 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사진을 문화로서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후지필름의 사회적 사명이며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후지필름은 주력 제품이 소멸하는 위기 속에서, 사진으로 쌓은 기술을 응용하여 대담한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업구조개혁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리고 플랫패널디스플레이재료, 의료, 화장품, 의약품, 재생의료 등 새로운 사업영역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복합기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컴팩트 디지털카메라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2011년을 정점으로 그 수요가 격감했습니다. 저도 “Mr. Komori는 왜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그만두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몇 번이고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아름답고 감동을 부르는 사진을 찍는 카메라는 없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지필름에는 화상처리에 대한 뛰어난 기술과 실력이 있다” 라고 대답해 왔습니다.
이 말을 실현한 것이 바로 X 시리즈입니다.
우리는 2011년 3월에 ’X100’을 발매, 13만 대를 넘는 히트상품을 만들고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라는 분야를 새롭게 개척했습니다. 이듬해인 2012년 3월에는 ‘X-Pro1’을 출시하였습니다.
저희는 APS-C포맷으로도 35mm센서의 화질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과 미러리스로도 SLR의 속도, 기동성에 필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SLR과 컴팩트 카메라의 대폭적인 축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주력하는 미러리스 시장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센서, 신호처리 등 미러리스의 기술 진화가 시장 구조를 크게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성장세에 있는 미러리스 카테고리에 있어서 후지필름의 X 시리즈는 사양이나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고화질과 색 재현 기술, 질리지 않는 네오클래식 디자인, 조작성, 고성능에 걸맞는 교환렌즈 라인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X-Pro2, X-T2의 더블 플래그십 투입으로 매출 및 시장 점유율도 증가했습니다.
2017년 후지필름의 카메라 혁신은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한 발 더 전진합니다.
오늘 저희는 중형 미러리스 시스템 ‘GFX’를 공개합니다.
GFX 50S는 35mm 센서의 1.7배 크기로, 새로 개발한 5140만 화소의 중형 센서가 채용되었습니다. 동일한 화소수의 35mm 풀프레임 기종과 비교해도, 1화소 당 크기가 크기 때문에 해상도, 고감도 성능에서 모두 뛰어납니다.
그래서 대형 사이즈의 프린트나 옥외광고에 사용되는 상업사진 분야, 풍경사진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또한 대형 사이즈에서만 가능한 입체감 있는 풍부한 보케 효과와 섬세한 질감 표현, 풍부한 계조가 필요한 인물이나 웨딩사진 분야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입니다.
GFX는 지금까지 어떤 카메라도 달성할 수 없었던 고화질의 새로운 영역,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으로 확신합니다.
큰 센서는 초점의 정확도도 필요합니다. 화상센서의 표면에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미러리스 구조만이 가능한 특징을 살려, 피사계 심도가 얕은 중형 센서의 초점 정확도를 대폭 상향 개선하였습니다.
최고 화질을 이끌어내는 카메라가 크고 무겁다라는 상식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GFX의 사이즈, 무게를 봐 주십시오. 바디는 920g에 불과하고, 기존의 중형 카메라보다 40%나 가벼워졌습니다. 35mm SLR과 비교해도 오히려 작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많은 분들이 사용하실 수 있도록 표준렌즈와 바디를 합쳐도 100만 엔 이하의 가격이 되도록 설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사진, 카메라 역사에 새로운 첫 장을 열 것입니다.
소형경량, 압도적 고화질의 중형 미러리스 ‘GFX’가 ‘지금까지 어느 카메라도 찍을 수 없었던 작품’을 제공할 거라 확신합니다.
150년 전에 ‘대정봉환’으로 일본의 역사가 새로운 시대로 움직였던 것처럼, GFX가 카메라의 역사를 움직일 것입니다. 수 년 후에 뒤돌아 봤을 때, 니조성에서의 이 발표회가 ‘Game change’ 행사라고 평가 받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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