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바이오헬스포럼 전문]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사활 걸어라"

입력 2017-01-25 19:18   수정 2017-01-26 01:14

한경바이오헬스포럼02
바이오헬스산업을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경바이오헬스포럼’이 25일 출범했다. 서울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는 학계 및 산업계 등 국내 바이오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한경바이오헬스포럼 위원들은 바이오헬스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끌 미래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유승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의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의 바이오헬스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년째 2%를 밑돌고 있다”며 “혁신적인 신생기업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투자를 하고, 세계시장 개척에 힘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바이오 원천기술은 학교에서 나오고, 이를 산업화 시키는 것은 기업의 힘”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한국은 규제가 너무 많고 복잡해 ‘규제 선진국’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조미현/김근희/임락근 기자 mwise@hankyung.com

다음은 주제발표와 토론 내용 전문.

[주제발표]

▷유승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은 어려운 상태다. 5~6년 전에는 바이오가 느리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뀐 거 같다. 지금은 좀 더 우리 생활에 가까이 왔고 속도가 빨라졌다는 이야기 많이 한다. 헬스케어와 제약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다. 제약산업은 반도체나 자동차보다 더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은 2% 트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더 성장할 잠재력 있다.

의약품과 화장품 시장을 보면 상위기업이 대부분의 매출이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20%, 화장품은 60% 정도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잘하는 기업과 그 나머지 성장이 더 필요한 기업을 구분해서 산업정책을 펼쳐야 한다.

트럼프는 약가가 너무 비싸다며 불만이 있어서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복제약)에 대해 좀 더 관대한 정책을 펼 것이다. 줄기세포 분야에서도 국내기업 허가가 늘어나고 있고 한미약품도 약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쨋든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좋은 성과를 내면서 기술력이나 시장 진입 가능성이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다.

바이오헬스 관련해서 우리나라 학자들도 경쟁력 있는 논문 많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정부 정책이 예측 불가능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 또 인력 수급의 문제점이 있다. 바이오클러스터는 우후죽순으로 많이 있는데 대학 기업뿐만 아니라 병원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과 병원과 기업이 조화된 클러스터가 필요하다.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가 중요하다. 북미랑 유럽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있다. 물론 큰 시장이고 거기서 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하고 자금조달도 쉬운 측면이 있겠지만 지나치게 쏠려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바이오 헬스 시대의 핵심은 대융합과 데이터 혁신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의료 분야를 더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 혁신을 통한 융합신산업 육성이 바이오 산업의 규모를 늘리는 대표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기초연구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산업계에선 혁신적인 신생기업 육성이 필요하다.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 분야를 잘 몰라서 투자를 안 한다는 얘기는 있는데 최근에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 기대해 본다.”

[토론]

▷이명화 STEPI 연구기획팀장

“지난해 바이오헬스산업의 혁신 시스템 진단을 위해 전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를 하고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대비 분석했다. 그 결과 규제 부분에서 우리나라 경쟁력이 가장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이 뿐만 아니라 정책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임혜원 KIST 신경과학연구단장

“첨단의공학단장으로 1년에 1000억원의 예산을 분배하는 일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이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SK, KT가 모바일 헬스케어 관련해 사업을 하려고 했을 때 정부 반응이 너무 늦었고, 정부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이번엔 시장 반응이 없는 미스 매치가 있었다. 연구자들은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기초학문이 아닌 실용화쪽으로 가서 불만이 많다. 기초학문 못지 않게 산업 측면도 중요하다.”

▷김흥열 생명공학연구원 정책연구센터장

“바이오 산업 주축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에겐 세계시장 진출이 과제다. 신흥 시장의 경우 시장 정보가 부족해 글로벌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어느 정도 규모와 자본력을 갖추게 됐지만 아직도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이 많다. 금융 등과 결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새로운 기술 출현은 위기이자 기회다. 지금까지 없던 산업이 생겨나는 건 후발주자에게는 기회다. 다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미흡한 점이 많다.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 한국은 규제가 너무 많고 복잡해 ‘규제 선진국’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유전자교정작물만 하더라도 한국은 10여개 부처가 규제한다.”

▷임기철 서울아산병원 교수

“한국은 성장 한계, 시스템 한계, 신뢰의 한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산업 정책 기획과 자원 배분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바이오산업청 신설 등을 정부에 건의할만하다.”

▷박하영 서울대 교수

“훌륭한 원천기술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건 맞다. 그에 못지 않게 시장에서 그 기술이 잘 풀리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원천기술뿐만 아니라 시장화 역량도 부족하다. 임상시험의 기술 이전, 여러 제휴·전략 등을 감당할 만한 경험이나 노하우가 국내 기업에는 부족하다. 신흥 제약시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기초 연구도 성과를 너무 닥달해서는 안된다. 정부의 역할도 줄여나가야 한다.”

▷신수용 경희대 교수

“컴퓨터 임상이 보편화되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정보기술(IT)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나 제약사는 IT인력을 너무 적게 뽑는다. 개인적으로는 컨트롤타워 신설에 반대다. 한쪽에 너무 힘이 쏠려서 일부 인사들에 의해 정책 방향이 결정돼 버릴 수 있다. 처음 기획했던 의도와 다르게 연구과제 방향이 바뀌는 것도 많이 봤다.”

▷이병건 녹십자홀딩스 사장

“바이오포럼이 넘쳐난다. 추상적인 주제나 형식적인 이야기에 그쳐서는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세부 주제에 대한 각개격파가 필요하다. 산업으로 봤을 때 약가 인하 문제가 이슈다. 약가를 제대로 안쳐줘서는 11조원의 매출을 내는 미국 셀젠 같은 성공한 바이오벤처가 나오기 어렵다.

해외에서는 제약사간 M&A가 흔하지만 우리나라는 여건상 M&A가 어렵다. 기업이 M&A를 통해 성장하고, 바이오 벤처는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

“IBM은 머지헬스케어를, 로슈는 파운데이션메디슨을 인수했다. 파운데이션메디슨은 유전체 분석 업계 리딩 컴퍼니다. 로슈는 이 회사가 축적한 10만건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유전자는 개인정보다. 국내에서 활성화되려면 정부가 정보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줘야 한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

“셀트리온은 2002년 창립 후 지금까지 4조원을 투자했다. 오는 2월이면 설립 15년이 된다.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대형 제약기업을 육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문수 이노테라피 대표

“국내에서는 치료 재료 분야에 대해 많이 모르고 연구 지원도 없다. 올해 임상단계부터 보험, 신의료기술 평가를 협의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 규제의 의도에 맞춰서 잘 실행되길 바란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사장

“우리나라 핵심 문제는 좋은 신약 발명과 발견이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 특정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좋은 발명과 발견을 왜 못했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천 기술과 발명이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굉장히 많다. 논문 인용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의미 있는 건은 드물다. 기술 금융 오픈이노베이션 등이 접목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좋겠다.”

▷김준연 SK텔레콤 헬스케어산업본부장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기관, 연구기관, 업체들이 생태계를 만들어 해외 현지 시장을 뚫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고 해외시장 개척을 이끌 것인가가 중요하다. 국내에는 기술이 좋은 업체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있다. 좋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 모아서 어떻게 시너지 효과낼지 고민하고 있다.”

▷이정일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사업단장

“우리나라는 ‘실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공장을 설립하면 그걸로 끝이다. 이후 실행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실행이 없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많이 성장했다. 셀트리온처럼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는 회사도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IT), 문화 강국이다. 바이오와 IT, 문화를 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융합이 국과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다국적 제약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이오 벤처가 아니라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투자를 하고, 세계시장 개척에 힘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이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바이오 원천기술은 학교에서 나오고, 이를 산업화시키는 것은 기업의 힘이다. 제약사가 신약개발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

“바이오 산업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선수가 많아야 운동장이 돌아가듯 더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해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규제의 방향을 모른다는 것이 큰 위험요소다. 규제가 어떤식으로 만들어질지 미리 알리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이스라엘, 호주 등 다른 나라들도 바이오 산업이 중요하다고 한다. 경쟁자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가 전쟁처럼 산업을 키워야 한다. 자본시장에서는 금융개혁, 금융규제 완화 등을 통해 어떻게 바이오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바이오 인력 양성이 되고 있지만 현장과 미스매치되는 경우가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인력 양성, 학교와 산업계의 미스매치 등을 논의해서 답을 찾길 바란다.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와 그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해야할 과제 등을 분리해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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