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략 바꿨나, 경제 악화 결과일까...산업재산권 출원 6년만에 감소

입력 2017-02-01 09:53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특허와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를 포괄하는 산업재산권은 나라의 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출원 건수에 따라 그 나라의 한해 경제 성적표와 산업의 역동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산업재산권 출원건수가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주목된다.

특허청은 지난해 국내 산업재산권 출원 건수가 46만3846건으로 전년보다 2.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산업재산권 출원이 줄어든 건 2010년 이후 6년만이다.

2012년 40만6640건으로 처음으로 40만건을 돌파한 산업재산권 출원 건수는 2014년 44만4552건, 2015년47만5802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출원이 줄어든 산업재산권은 실용신안이다. 전년보다 10.8% 줄어든 7767건이었다. 하지만 출원 건수로만 보면 특허가 전년보다 3865건이 줄어든 20만8830건으로 집계되면서 산업재산권 감소의 주된 이유로 손꼽혔다.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은 늘었지만 대기업과 개인, 외국인의 출원은 줄었다. 대기업은 디자인과 상표 출원도 줄였다. 전년보다 디자인 출원은 17.1%, 상표는 6.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 대기업 기운데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2015년 6725건이던 특허 출원건수는 지난해 5630건으로 줄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년보다 807건 줄어든 2020건, LG디스플레이는 전년보다 350건 줄어든 2007건을 출원했다. 현대차와 LG전자, LG화학,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특허를 많이 내는 기업과 기관들은 전년보다 소폭 늘리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특허 출원 감소 이유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정부가 방어특허 등 ‘특허를 위한 특허’를 줄이는 대신 표준특허처럼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특허 확보에 나서면서 기업들이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실제 시장에서 통용될 특허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경제 사정이 악화하면서 특허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특허 출원을 줄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특허 유지를 위해 한 해 돈을 얼마나 쓰는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해도 특허 유지를 위해 한 해 1000억원 가까운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한해 수백억원의 특허 유지비를 쓰고 있을 정도다. 경기 악화와 경비 절감차원에서 불필요한 특허 출원을 줄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동민 변리사는 “국내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특허 양보다는 질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도입하면서 출원 건수가 소폭 늘거나 주는 추세인건 맞지만 어려운 국내 경제 여건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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