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변호사의 바른 상속 재테크] (3)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땅, 다른 상속인들에게 반환해야 할까?

입력 2017-02-01 12:31   수정 2017-02-07 09:00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땅, 다른 상속인들에게 반환해야 할까?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31802 판결>

Ⅰ. 사실관계

A는 2009. 8. 12. 사망하였는데, A의 사망 이전에 A의 자녀들 중 B. C. D가 먼저 사망하여 그들의 처 또는 자녀들이 그들의 재산을 대습상속 했다. A는 B가 사망하기 이전인 1991. 6. 12. B의 장남인 피고에게 남양주시 소재 임야 16,811㎡(이하 ‘이 사건 임야’)를 증여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는 사망할 당시 다른 재산이나 채무는 없었다. 그러자 다른 상속인들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유류분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도록 하려는 데 취지가 있는 것인바,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이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그렇지 않고 이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보게 되면, 피대습인이 사망하기 전에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하여 상속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아니하던 것이 피대습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특별수익으로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습상속인의 위와 같은 수익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Ⅲ. 해설

1. 대습상속이란 무엇인가?

대습상속이란,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보통 자녀를 말한다)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가 되어 상속권을 상실하게 된 경우, 그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사망하거나 결격된 사람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제1001조, 제1003조 제2항). 이 때 원래 상속인이 되었을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를 피대습자라 하고, 피대습자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를 대습자(대습상속인)라 한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상속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상속인의 자녀가 상속인에 갈음해서 상속을 받는다. 이것을 대습상속이라고 한다. 피상속인(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상속인(아버지)을 피대습자라고 하고, 상속인의 자녀로서 대신 상속을 받는 사람을 대습자(손자)라고 한다. 대습상속을 하게 되면 대습자가 피대습자의 순위에서 피대습자의 상속분을 상속하게 된다(제1010조 제1항). 이 사건에서 피상속인 A가 사망하기 이전에 A의 상속인인 자녀들 중 B. C. D가 먼저 사망하였기 때문에 B, C, D는 피대습자가 되었고 이들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대습자가 되어 그들의 재산을 대습상속 했다. 피고 역시 B의 아들로서 B를 대습상속 했다.

2.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은 어떻게 계산하는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사람을 특별수익자라 한다. 특별수익자는 받은 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 그 부족한 부분에 한해서만 상속분을 인정한다(제1008조).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증여나 유증을 고려하지 않고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 현존하는 재산만을 가지고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재산을 분배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불공평하다. 그래서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의 가액에 생전에 증여한 재산의 가액을 더한 것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법정상속분에 따라 각 상속인의 상속분을 산출한 후, 특별수익자에 대하여는 그 산출된 상속분에서 증여 또는 유증 받은 가액을 공제하여 그 사람의 상속분으로 하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 상속분’이라 한다. 생전증여는 상속분을 미리 준 것이므로 구체적 상속분의 계산을 위해 이를 반환하게 하여 산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류분을 침해하지 않는 한 특별수익자는 특별수익을 실제로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구체적 상속분의 산정을 위해 계산상으로만 반환하는 것이다. 즉 특별수익자가 실제로 반환하는 것은 유류분을 침해한 액에 해당하는 초과수익분이다.

3.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임야도 특별수익에 해당하는가?

이 사건에서 피고는 대습상속인으로서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하기 때문에 공동상속인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피고는 피상속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증여 받았다. 그렇다면 피고가 증여 받은 이 사건 임야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여 이를 반환해야 하는가? 특별수익은 상속분을 미리 전 것에 해당되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는 특별수익반환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대습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에는 그것이 상속분을 미리 준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만 특별수익으로서 반환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대습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았더라도 대습상속인으로서의 자격을 취득하기 전, 즉 피대습자가 사망하기 전에 받았을 때에는 대습상속인이 아직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상속분을 미리 준 것이라고 할 수 없어서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 대습상속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 증여 받은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여 반환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피상속인 A의 사망 전에 A로부터 임야를 증여 받은 것은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이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취지로 판시한 대상 판결에 찬성한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학박사 김상훈

학력
1.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 법학석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3. 법학박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4.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aw School 졸업(Master of Laws)
5.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6기 수료

경력
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2.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친족상속법, 신탁법 담당
4.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 신탁법 담당
5.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위원회 위원
6.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연구위원회 위원
7.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구성원
8.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9. 한국성년후견학회 이사
10. 상속신탁연구회 부회장
11.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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