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행보 최태원, SK 지배구조 개편 속도내나

입력 2017-02-05 20:26   수정 2017-02-07 08:35

"느슨한 연대 형태로…새로운 지배구조 강구"

"대통령 누가 되더라도 재벌 개혁…상하이세코 인수는 복잡한 상황"



[ 주용석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재벌 개혁의 강도가 세질 것”이라며 “새로운 지배구조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분 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재계의 한 상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SK는 현재 지주사 체제로 구성돼 있다.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SK(주)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은 SK케미칼과 SK가스도 있다. 이들 회사는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지주사인 SK(주)의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하지만 SK라는 한 우산 아래 모여 있다. 이미 ‘브랜드를 공유하는 느슨한 연합’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라는 표현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버린 사태’로 시련을 겪던 SK는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SK 브랜드와 기업 문화를 공유하는 독립기업들의 네트워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총수 중심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였다.

재계에선 여야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재벌 개혁을 밝힌 가운데 최 회장이 새로운 지배구조를 강조한 만큼, SK가 이전부터 표방해 온 지배구조 변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SK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석유화학 회사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에 대해서도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세코의 현재 주주는 영국 BP(50%), 중국 석유회사 시노펙(30%), 상하이석화공사(20%)다. 이 중 BP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놨고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스위스 이네오스와 경합 중이다.

이네오스는 BP의 화학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법적 자회사는 아니지만 BP와 인적, 사업적으로 끈끈한 관계다. SK로선 만만치 않은 상대다. 게다가 시노펙은 BP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SK나 이네오스가 아니라 아예 시노펙이 BP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SK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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