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매물 쌓이는 부산녹산산업단지

입력 2017-02-07 18:09  

[ 김태현 기자 ] 지난해 부산 제조업의 중심인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수출이 조선 경기 부진으로 두 자릿수 감소했다. 이 여파로 공장을 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공장 임대료가 32%가량 내리는 등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지역본부는 지난해 1~11월 녹산산단 입주업체의 생산과 수출이 8조3319억원과 19억4244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와 16.5% 줄었다고 7일 발표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조선업종 부진으로 일자리도 1000개 이상 줄었다”며 “녹산공단과 자동차로 5분 거리인 화전·지사산단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녹산국가산업단지 도로변 알림판에는 공장 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다. 강서구 지역에서 10년 이상 공장을 거래해온 박태민 에스케이부동산 이사는 “지난해 초만 해도 공장부지 가격이 3.3㎡당 4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300만원 초반에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고 공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은행에서 운영자금으로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회사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른 부동산 대표는 “조선 경기가 좋았을 때 담보율을 80% 이상 설정해준 은행들은 고민이 많다”며 “담보가치 하락과 매출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대상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연장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장 임대료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 3.3㎡당 월 2만5000원이던 녹산산단 내 공장 임대료는 1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기업들은 임차 기업을 찾기 위해 공장 부지를 쪼개는 ‘분할 임대’를 하고 있다. 산단공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녹산공단의 생산과 수출은 줄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입주기업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개 증가한 1559개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정용환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공장의 매매가나 임대료가 하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매수자가 나오지 않아 사업을 청산하려는 기업들이 어려워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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