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쓸데없는 업무절차·규정…'일을 위한 일' 없애라

입력 2017-02-09 17:40  

심플이 살린다

이브 모리유·피터 톨먼 지음 / 이주만 옮김 / 코리아닷컴 / 264쪽 / 1만4000원



[ 선한결 기자 ] 국내 기업이 유럽에 있는 기업과 협업해 동남아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싶어 한다. 50여 년 전이라면 쉽게 성사되기 힘들었을 일이다. 현지 관계자와 일일이 소통하기에 시간과 품이 너무 많이 들어서다. 요즘은 다르다. 온갖 기술이 빠르게 발달해 업무가 편리해졌다. 정보는 인터넷으로 빠르게 찾고, 회의는 화상 전화로 하면 된다.

기술 발전으로 업무가 편리해진 만큼 생산성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 반대다. 1950년대 유럽의 생산성은 매년 5%씩 늘었다. 1973년부터는 증가폭이 매년 3%로 줄었고, 1983~1995년엔 2%대를 간신히 넘겼다. 1995년부터는 1% 미만이다. 미국과 일본 등도 마찬가지다. ‘생산성의 위기’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역설적 현상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브 모리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글로벌조직부문 대표와 피터 톨먼 BCG 미국 보스턴지사 사장은 《심플이 살린다》에서 “복잡해진 비즈니스 환경에 기업 등 경영 조직이 잘못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시장은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무역 장벽은 사라지고, 기술이 진보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도 많아졌다. 소비자와 주주, 직원에 더해 감독·규제 기관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성공하고 싶으면 고품질 제품을 저렴하게 팔아야 하고, 글로벌 표준에 맞추되 현지화를 통해 제품에 특별함을 더해야 한다.

온갖 입맛을 맞춰야 하는 기업의 내부도 번잡해졌다. 부서가 늘고 업무 절차는 많아졌다. 보고서 승인 단계나 성과 측정 기준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그만큼 ‘일을 위한 일’이 늘었다. BCG 분석에 따르면 요즘 기업 관리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보고서 작성에만 전체 근로시간의 40% 이상을 소비한다. 업무 조율 협의에는 30~60%를 쓴다.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들이는 시간은 그만큼 줄었다.

저자들은 “비생산적인 소통 체계와 의사 결정단계를 확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심플 전략’이다. 일일 보고서나 성과 지표 평가서를 어떻게 쓸지 회의를 여는 시간에 진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얘기다.

저자들은 업무 맥락을 파악해 사람들의 협력을 유도하라고 제안한다. 단순히 조직원 간 신뢰를 높이라는 구식 조언이 아니다. 저자들은 “조직원이 협력을 ‘합리적 전략’으로 선택하게 만들라”며 “조직원에게 협력했을 때 일어나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각자의 협력을 평가하고 보상하라”고 강조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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