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리더십 100계명으로 서비스 차별화…유럽에도 병원 시스템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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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6 16:17  

[BIZ Success Story] "리더십 100계명으로 서비스 차별화…유럽에도 병원 시스템 수출"

김낙훈의 특별인터뷰

'병원 개원 50주년 넘어 미래 100년 준비' 대전선병원 선승훈 의료원장

의사가 환자에게 인사
"의사가 무슨 서비스하냐" 시큰둥하던 의료진 직접 설득
'환자 우선' 병원체계 구축

선병원 미래는 '스마트병원'
모바일앱·IoT 신기술 활용, 최선의 진료환경 제공
해외서 컨설팅 요청 줄이어

혁신은 계속된다
유리 천장 로봇 수술실 마련, 야외 공연장으로 환자 배려
세계적 병원 목표위해 노력



[ 김낙훈 기자 ] 한국 사람은 유난히 대학병원을 선호한다. 조금만 아파도 대학병원을 찾는다. 대전 선병원재단(이사장 선두훈)은 대학병원이 아니다. 서울의 유명 병원도 아니다. 대전 시내 4개 병원(대전선병원, 유성선병원, 국제검진센터, 선치과병원)에 약 800개 병상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일 뿐이다. 병상 수로는 국내 굴지 병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학병원을 포함해 국내외 100여개 병원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았다. 일본의 유명한 가메다병원을 포함해 외국병원 20여 곳도 들어 있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병원 관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만큼 서비스로 화제를 낳고 있는 병원이다. 원래부터 이 병원의 서비스가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변화의 중심에 선승훈 의료원장(58)이 있다. 미국에서 수학한 후 씨티은행에 근무하다가 부친(고 선호영 박사)의 부름을 받고 1993년 선병원에 합류한 그는 병원을 ‘서비스정신이 충만한 병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서비스 정신을 병원에 체화시키기 위해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를 위한 리더십 100계명’을 담은 《삼형제의 병원경영 이야기》를 최근 출간했다. 선병원은 지난해 개원 50주년을 맞았고 올해 100년을 향한 첫발을 디뎠다. 선병원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선승훈 원장을 만나봤다.

▷선병원은 ‘의사가 환자에게 먼저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병원을 만드는 과정이 순조로웠는지요.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병원의 살림살이와 경영을 총괄할 뿐이지요. 의사들은 어느 직업군보다 프라이드가 강합니다. 제가 25년 전 서비스교육을 할 땐 ‘의사도 아닌데 이래라저래라 한다’거나 ‘격 떨어지게 무슨 서비스냐’며 시큰둥한 경우가 많았지요. 의사들과 데면데면한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때 칠십 가까운 정형외과 의사이던 선친께서 공감하고 적극 동참해 주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화를 정착시켰습니까.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의사들도 저의 끈질긴 설득에 차츰 벽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병원의 그림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마음이 통하자 점차 의료진 분위기도 부드러워졌습니다. 수간호사들과는 주말에 펜션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이들의 애로사항도 듣고 소통했습니다. 수간호사들이 변하니 간호사들도 바뀌더군요.”

◆‘리더십 100계명’은 어떤 내용입니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병원 안팎을 돌아보며 의료진·직원이 마음의 교본으로 삼을 내용을 리더십 100계명으로 정돈했습니다. 이는 신입직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알아야 할 일종의 매뉴얼인 셈입니다. 여기엔 ‘환자를 내 가족같이 대한다’ ‘쉬운 말로 충분히 설명한다’ 등이 들어있습니다.”

◆선 원장께서 생각하는 병원의 ‘사명’은 무엇인가요.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곳입니다. 생명을 지키는 곳이지요. 병원을 개원한 아버님(고 선호영 정형외과 원장, 1925~2004)께선 ‘우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제약 없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한다’를 우리 병원의 핵심 사명으로 삼으셨습니다. 환자가 설령 돈이 부족해도, 의사가 몸이 아파도, 휴일 새벽에 병원에 와도 언제나 환자를 극진히 돌보라는 의미지요.(고 선호영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딴 뒤 대전적십자병원장을 하다가 1966년 이 지역에서 개원했다)”

◆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곳입니다. 친절도 중요하지만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대응도 중요할 텐데요.

“맞습니다. 심근경색환자는 자칫 순식간에 뇌사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속대응 응급실’을 갖췄습니다. 마치 자동차경주대회에서 1초라도 빨리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팀원들이 비상 대기하는 것처럼 우리 응급실은 도착 후 5분 내에 전문의 진료가 시작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도 응급센터 한 공간에서 다 해결합니다. 이사장인 선두훈 박사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하며 토요일에도 빠짐없이 진료를 합니다.”

◆앞으로 어떤 면에 병원경영의 중점을 두실 생각입니까.

“우리는 ‘스마트병원 구축’ ‘고통의 최소화’ ‘세계화’ 등으로 설정했습니다. 세계화는 이미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해 글로벌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리수푸 회장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 아지즈 왕립대학의 이삼 빈 하산 이사장 등 적지 않은 유명인사가 검진차 우리 병원을 찾았습니다. 선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 50여개국 6000명을 넘었습니다. 2015년 벨라루스에 설립되는 가즈프롬 메디컬센터의 건립 프로젝트를 수주해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유럽에 병원 시스템도 수출했습니다. 지금은 컨설팅이 잘 마무리돼 우리가 디자인한 첨단 병원이 민스크 번화가에 건축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여러 병원에서 컨설팅을 의뢰받고 있습니다.”

◆ ‘스마트병원’은 무슨 뜻인가요.

“한마디로 스마트한 병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선 환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약 신청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을 운용하는 것입니다. 접수와 진료비 결제에 오랫동안 기다리는 불편을 없앤 것이지요. 치과에서는 모바일 앱으로 치료계획을 한눈에 알 수 있고, 검진센터에선 검진결과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가 있지요. 또 하나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신기술 개발입니다. KAIST와 공동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세한 것은 성과가 나오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고통 최소화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환자 치료는 고통과 부작용을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예컨대 개복보다는 최소 상처 복강경 수술을 하면 부작용과 통증을 최소화하고 회복시간도 빠릅니다. 복부암뿐만 아니라 자궁암, 난소암 등의 부인암 수술에서도 적용할 수 있고, 첨단 장비를 활용한 유방암도 최소 상처 수술이 가능합니다.”

◆선병원의 미래 청사진을 요약해 주십시오.

“우리 선병원은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 병원입니다.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이나 클리블랜드클리닉, 또는 일본의 가메다병원 등 세계적인 병원들을 가보면 대도시가 아니라 인구가 몇만명밖에 안 되는 작은 지방 도시에 있습니다. 선병원도 위치상의 제한 조건을 극복하고 이런 세계적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항상 환자의 요구사항을 세심히 파악하는 ‘환자 우선 병원’이 돼야 합니다. 아름다운 문화가 바탕이 돼서 환자가 배려받으며 진료받는 병원, 의사 간 또는 부서 간 원활한 팀워크로 협진이 잘 이뤄지는 병원, 신의료기술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는 병원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2018년 초 준공을 목표로 유성선병원을 증축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디자인, 해외 의사들이 수술을 참관할 수 있는 유리 천장형 라이브 로봇 수술실, 상시 작은 음악회가 가능한 야외 정원, 각 층 병실에 조성되는 계단식 실내정원, 옥상에 설치되는 스파식 야외가든 등이 1만여평 규모의 첨단 시설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선승훈 원장은…

1959년 출생. 1984년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과 졸업. 1987년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학 석사. 1987년 씨티은행 입행(자금부장). 1993년~ 선병원 의료원장. 1999년 인제대 병원경영학 박사. 2000년~ 스웨덴 명예영사. 2015년 스웨덴 왕실 북극성훈장 수훈.

■대전 선병원은…

△개원: 1966년
△소재지: 대전 시내 4개 병원(대전선병원,유성선병원, 국제검진센터, 선치과병원)
△병상규모: 약 800개 병상
△임직원: 1700여명 (의사는 약 200명)
△해외환자: 57개국 6042명 (2016년)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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