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 '선의·분노' 설전…그 뒤엔 '적폐청산 vs 국민통합' 싸움

입력 2017-02-21 18:47   수정 2017-02-22 05:01

지지율 1, 2위 대선주자 '선한 의지' 놓고 공방

안희정에 '견제구' 던지는 문재인
"분노 없이 정의 못 세운다"
안희정의 '피바람' 발언 재반박

논란 확산에 몸 낮춘 안희정
"사례 부적절했다" 선의 발언 사과
"정의 마무리는 사랑" 반박도



[ 손성태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선한 의지’ 발언을 놓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 지사 간 공방이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1일 서울 용산우체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으로,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느냐”고 말했다. 전날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선의’ 발언에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한 데 대해 안 지사가 “지도자의 분노는 그 단어만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피바람이 난다”고 하자 재반박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어 “국민이 요구하는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대개혁은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이를 혁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기득권 세력과 적절히 손잡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안 지사도 생각이 다르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정치권의 파장을 낳았다.

안 지사는 ‘선의’ 발언이 당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자 이날 한 발 물러섰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정치를 대하는 저의 태도는 어떤 분의 말씀도 액면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문제 해결도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그것이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는 박 대통령 사례까지 간 건 아무래도 많은 국민께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제 사례가 적절치 못했다”고 사과했다. 안 지사는 ‘정의의 출발은 분노’란 문 전 대표 발언과 관련해 “그 말씀이 옳다”면서도 “정의의 마무리는 역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연정론’에 이어 ‘선의 발언’으로 촉발한 양측 신경전은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갈수록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국회 탄핵정국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현재의 충돌을 예고하는 상반된 발언을 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당시 “국회가 탄핵하지 않으면 국민이 국회를 심판해야 한다. 촛불의 분노가 쓰나미처럼 국회를 덮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 지사는 “분노로 작두를 타면 폭력과 전쟁의 시대로 만들어 버린다”며 “정치인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의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된다”고 했다.

‘집토끼(당내 지지자)’ 단속으로 결선 없이 본선 직행을 노리는 문 전 대표 측 캠프와 중도보수층으로 외연 확장 행보를 해 온 안 지사 측 캠프 간 충돌 지점도 널려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연정론까지는 이해해도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선한 의지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전 대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박 대통령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은 결코 선한 의지가 아닌 범죄 행위”라고 못 박았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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