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안철수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입력 2017-02-24 17:08   수정 2017-02-24 17:08



(손성태 정치부 기자)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하 호칭생략)는 지난 2월중순 광주를 찾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작심발언을 했다. “양보 한 것 하나만으로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다"고 맹비난했다. 문 전 대표가 최근 출간한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안철수가 좀더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게 조금 아쉽다”고 한 대목을 놓고 야권지지층을 중심으로 ‘후보단일화 후유증'이 다시 회자된데 따른 것이다.

야권 지지자들은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과 안철수의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 과정을 가장 아쉬웠던 지점으로 꼽는다. 양 캠프는 두 후보간 회동을 포함해 실무진이 수차례 접촉했지만 단일화협상에 실패했다. 그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얼굴을 붉힐 정도로 양 캠프 관계자들사이에는 아직까지 강점적 앙금이 쌓여 있다.각당 경선도 치르지도 않은 대선 초기국면에서 정치권이 문재인과 안철수의 연대 가능성을 ‘제로(0)’로 보는 것은 당시 단일화 후유증을 털어내지 못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5년이 흐른 2017년까지 안철수의 양보후 지원태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볼썽 사나운 일이다. ’부산사나이'캐릭터가 몸에 밴 안철수 본인에게도 일차 책임이 있다. 안철수는 기자와 사석에서 만나 ”지나간 일을 자꾸 언급하는 것은 사내답지 못하고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 같아 내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최근 “짐승”운운하는 과격한 단어까지 인용한 것을 보면 이젠 생각을 고쳐먹은 것 같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세상의 온갖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고 믿었다.하지만 정치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더라.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사실처럼 굳어지는 것을 여러차례 경험했다"며 “적극적인 해명조차 정치인의 책임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철수는 기자와 사석에서 만나 대선불출마 선언후 자신의 심경과 행적을 소상히 밝힌 적이 있다.

안철수는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던 2012년 11월 23일 심야에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직을 사퇴했다. 열혈지지자들의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 기자회견장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속울음을 삼키며 준비한 원고를 읽던 그는 한 여성의 울부짖는 소리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의 돌발적인 후보사퇴와 이후 소극적인 지원유세,대통령 선거당일 미국행 등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문 후보의 선거유세에 대한 ‘뜨뜨미지근’한 지원태도는 유권자들에게 단일화에 대한 ‘불복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야권표를 분산시켰다는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안철수는 당시 갑작스런 사퇴선언 배경에 대해 “전날 문 후보가 ‘3자구도'로 끝까지 가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며 “단일화 협상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나라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는 사퇴후 일주일 이상 칩거에 들어가면서 실제로 지원유세를 하지 않았다. 안철수의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한 문재인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밀려 정권교체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안철수는 “사퇴후 문후보측에서 도움 요청이 없었다"며 “제 생각도 그랬지만,문후보 측에서도 승리를 낙관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사퇴성명후 캠프 지지자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을 떠올리면서 “제가 도울일 없냐고 먼저 연락할수도 없었고..일주일정도 아무 연락이 없다가, 문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고 나서야 도움을 청했다.나름대로 성의껏 지원유세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도 문후보측 캠프 관계자의 전언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 관계자는 “우리측에서 곧바로 도움 요청을 안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이후 안후보측 지원유세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안 후보가 지원유세에 나와서도 ‘선거에서 한표를 행사해 달라고 했지. 문 후보를 찍어달라'고 하지는 않더라"라며 당시의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선당일 안철수의 미국행은 ‘마뜩치 않은 양보’ 혹은 ‘단일화 불복'이 아니냐는 야권지지층의 의구심에 불을 붙였다. 안철수는 12월 19일 투표를 한후 1~2달 체류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문캠프측 지지자들 사이에 ”돕는 척만 하더니 당선되는 꼴도 보기 싫어서 나라를 뜨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안철수는 급작스런 미국행에 대해 “사퇴후 이미 생각해둔 일정이었다"며 “선거끝나면 대선 공과에 따른 논공행상문제가 떠오를텐데 제가 나가 있어야 문후보가 부담을 갖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국날 문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국행 이유 등을 밝혔고, 문 후보도 크게 반겼던 일이었다”며 “저의 미국행에 대해 여러 억측이 나올 줄 몰랐다”고 했다.(끝)/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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