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0% 박사로 키운 대호테크의 '인재 투자'

입력 2017-03-02 18:11   수정 2017-03-03 05:04

"직원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
정영화 대표, 학비 등 지원
18명이 고졸에서 박사 학위

스마트폰 곡면유리 장비 개발
매출 작년 1000억원 돌파



[ 조아란 기자 ]
직원 수 60여명의 중소기업 대호테크. 이 회사에 근무 중인 A씨(41)는 최근 박사 학위를 땄다. 19세에 고졸로 입사한 지 20여년 만이다. 27세 때 회사 권유로 한국폴리텍대에서 전문대 학사를 시작했다. 병역특례를 마치고 10여년을 근속해 30세가 됐을 땐 수중에 1억원이 모였다.

“30세까지 1억원을 모으고 40세까지 석사학위를 따고 60세까지 10억원을 벌게 해 주겠다.” 1989년 회사 설립 때부터 지키고 있는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의 이른바 ‘3일4석6십’ 약속이다.

◆“고졸 직원을 박사로”

이 회사에는 A씨 같은 고졸 출신 박사만 18명이다. 정 대표는 “일곱 살 때부터 지게를 지고 일해야 했던 ‘흙수저’ 출신”이라며 “평생 먹고 살아 갈 기술을 닦아야 할 20대가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호테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곡면 유리 제조 장비를 개발한 회사다. ‘갤럭시 엣지’ ‘갤럭시 기어’ 등 곡면으로 휘어진 스마트폰의 앞면 유리와 카메라 덮개를 생산한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234억원이었던 매출이 작년엔 1023억원으로 뛰었다. 2015년엔 제품을 납품하던 코스닥 상장 컴퓨터수치제어(CNC) 장비업체인 넥스턴을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 발전을 이끈 건 정 대표의 ‘동반 성장’ 노력이다. 창업 초기 매출이 30억원 정도에 불과하던 대호테크에는 중하위권 성적으로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정 대표는 직원 역량을 높여야 회사도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직원들을 성장으로 이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판단해 회사와 직원을 가이드한다는 의미로 사업 초기부터 ‘대표’ ‘사장’이라는 직함 대신 ‘운전자’라는 직함을 명함에 파고 다녔다.

◆매출의 10%는 성과급

직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경상대 등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 재직자 교육 협약을 맺은 인근 공과대학 및 한국폴리텍대에 직원들을 추천했다. 중소기업청 계약학과 입학자에게는 학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 줬다. 정 대표는 직원에 대한 교육을 ‘회사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봤다.

직무발명 보상제도도 일찍부터 시행했다. 직원이 특허를 내면 여기서 나오는 수익 중 일부분을 개발자에게 돌려줬다. 곡면유리 제조장비를 개발한 이 회사 이연형 부장팀은 기술 개발로 얻은 회사 매출의 1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41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작년 5월에는 ‘2016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1년 미만 퇴사율 5% 이하

주변에서는 “성장의 기회를 많이 주면 다들 좋은 데로 이직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직원들을 살뜰히 챙긴 덕에 1년 이상 근무자 퇴사율은 5% 이하다. 정 대표는 “직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회사가 발전한다”며 “상식의 제품이 아닌 상상의 작품을 만드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창원=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