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유산 뒤에 가려진 강제노동

입력 2017-03-02 19:05   수정 2017-03-03 06:08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 송태형 기자 ]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 작은 섬 하시마(端島)가 있다. 미쓰비시는 1916년 이 섬에 철근콘크리트 건물들을 세웠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군함처럼 보여 그때부터 ‘군함도’로도 불렸다. 미쓰비시는 조선과 중국 등에서 강제 동원한 노동자들을 이용해 석탄을 캤다.

일본은 이 섬이 ‘비(非)서구지역에서 최초로 성공한 산업혁명 유산’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수많은 조선인이 끌려와 탄광에서 강제 노동한 사실은 숨겼다. 국내 시민단체들이 ‘군함도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며 맞섰지만 결국 이 섬은 2015년 세계유산이 됐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해 3·1절을 맞아 출간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은 군함도 강제 동원의 역사적 사실과 강제로 끌려간 피해자의 증언 및 유족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1943~1945년에만 조선인 500~800명이 이곳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 14~15세 소년들도 있었다. 이들이 일한 해저 탄광은 생지옥이었다. 50~60㎝ 높이의 좁은 막장에서 거의 누운 채 하루 10시간 이상 석탄을 캤다. 극심한 차별과 모진 고문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사방이 바다여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김승은 책임연구원은 ‘에필로그’에서 “일제 식민 지배의 피해가 오늘도 계속되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썼다. (김민철·김승은 외 지음, 생각정원, 496쪽, 1만9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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