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에 영화 50만편 담는다

입력 2017-03-09 05:28  

하인리히 IBS 연구단장
'1원자 1비트 저장' 기술 개발
실리콘 메모리 한계 극복
국제학술지 네이처지 발표



[ 박근태 기자 ] 원자 한 개에 디지털의 기본 단위인 1비트의 정보를 저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가 개발됐다. USB 메모리 한 개에 지금까지 상영된 세계 모든 영화를 담을 수 있는 궁극의 저장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사진) 연구진은 희귀광물인 홀뮴(Ho) 원자 하나에 1비트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읽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9일자에 발표했다.

현재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실리콘 메모리는 한 개 비트를 표시하는 데 약 10만개 원자가 필요하다. 이 기술은 원자 한 개에 한 개 비트를 저장한다. 원자보다 작은 단위에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현재 이론으로는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영하 270도에서 산화마그네슘 기판에 올려놓은 홀뮴 원자가 위와 아래 중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회전하는 독특한 현상을 발견했다. 각각의 원자가 디지털 정보인 0과 1로 표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자를 관찰하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에 달린 탐침을 이용해 홀뮴 원자에 전압을 주면 회전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연구진은 철 원자를 홀뮴 원자의 정보를 읽어들이는 리더기로 활용했다. 자성을 가진 홀뮴 원자 옆에 놓은 철 원자가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반대 방향으로 도는 현상을 포착해 회전 방향을 알아내는 원리다. 일반 하드디스크가 정보를 읽는 원리와 같다. 홀뮴 원자는 1㎚까지 접근해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만큼 촘촘히 배열해 저장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최태영 IBS 연구위원(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까지 세계에서 상영된 50만편의 영화를 동전 한 개 크기인 USB 메모리에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올초 선임된 하인리히 단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IBM 알마덴연구소에 재직하던 시절 이뤄졌다. 장기적으로는 슈퍼컴퓨터로 수백년 걸릴 계산을 단 5분 만에 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상용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 하인리히 단장은 “원자가 두 가지 스핀 상태가 공존하도록 제어할 수 있다면 양자컴퓨팅을 위한 큐비트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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