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폭풍 먹방' 기차표·항공권·호텔 예약업체…'폭풍 성장'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입력 2017-03-09 16:08  

Best Practice 씨트립

2억5000만명 회원 보유
2015년 중 업계 2위 '취날' 인수 이어 영국 항공권 검색 '스카이스캐너' 사들여
미국·인도 현지 여행사에도 '통 큰' 투자

창업 4년 만에 나스닥 상장
예약 티켓 배송·업계 첫 콜센터 운영
베이징 등 주요 도시 레스토랑 예약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여행시장 장악

량젠장 CEO는 천재 인구학자
15세에 상하이 푸단대 소년반 입학
중국 저출산 문제 지적한 책 펴내 ‘한자녀 정책 철폐’ 이끌어내기도



[ 강동균 기자 ] 2015년 10월 중국의 여행업계가 들썩거렸다. 중국 온라인 여행 서비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1위 씨트립(携程·Ctrip)과 2위 취날이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씨트립이 취날을 합병하면서 2억5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가 탄생했다. 이후 씨트립은 지금까지 중국 여행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 장악에 성공한 량젠장 씨트립 회장도 업계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창업 4년 만에 뉴욕증시에 상장

1999년 상하이에 설립된 씨트립은 당시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는 달리 오프라인 인프라 확보에 주력했다. 중국 최대 호텔 예약업체와 기차표 소매기업, 여행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때 확보한 오프라인 인프라가 나중에 닷컴 거품이 꺼졌을 때 씨트립의 중요한 방어막 역할을 했다.

씨트립은 기존의 온라인 여행 서비스와 차별화하며 항공, 기차표 소매, 호텔 예약, 여행상품 판매 등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적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의 레스토랑과 제휴를 맺어 예약 서비스나 쿠폰 지급은 물론 고객을 위한 무료 식사 서비스도 마련했다. 중국 여행사에선 찾아보기 힘들던 콜센터도 운영했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2분 내에 예약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회원 가입과 함께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씨트립의 ‘택배맨’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티켓 배송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중국 온라인 여행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씨트립은 창업 4년 만인 2003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2010년에는 대만, 홍콩, 마카오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세계에 17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도 지점이 있다.

씨트립은 5000개가 넘는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세계 200개국 9000여개 이상의 항공 노선과 100만개의 호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네트워크로부터 만들어진 3만여개 이상의 이용 후기 또한 큰 자산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인수합병과 제휴로 규모 키워

씨트립의 성장에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크게 기여했다. 중국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내외 여행을 하는 중국인이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인 해외 여행객은 연 1억2000만명으로 세계 관광산업을 견인했다. 국내외를 합한 전체 여행객은 41억2000만명이다. 중국 13억명 인구 가운데 1인당 연평균 3회꼴로 여행을 즐긴 셈이다. 중국 관광산업 규모가 20년 안에 5배 커질 것으로 예상돼 씨트립도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트립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제휴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2015년 중국 2위 여행사이트 취날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영국 항공권 검색서비스 업체 스카이스캐너를 17억4000만달러(약 2조107억원)에 사들였다. 스카이스캐너는 월간 이용자 5000만명의 세계 최대 여행검색 엔진 중 하나다. 씨트립은 이용자의 3분의 2가 유럽 고객인 스카이스캐너 인수로 서비스를 유럽으로 넓힐 수 있게 됐다. 또 지분 10%를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 프라이스라인에 매각해 서비스 제휴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여행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인도 최대 온라인 여행사 메이크마이트립에 1억8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작년 10월에는 뉴욕 버스투어 회사인 유니버설비전과 로스앤젤레스(LA) 중국 패키지 홀세일 여행사인 C투어, LA에 지사를 둔 온라인 여행사 투어포펀 등 미국 3개 여행사에 투자했다. 중국민항, 중국동방항공에도 30억위안을 투자하는 등 여행사뿐만 아니라 여행업계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

◆창업자는 천재 인구학자

씨트립을 세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량젠장 회장은 15세에 상하이 푸단대 소년반에 입학한 천재였다. 20세에 미국 명문 조지아공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씨트립을 설립하기 전 1991~1999년 오라클에서 근무했다. 1999년 중국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함께 씨트립을 창업했다. 그는 “당시 중국 여행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큰 반면 자신과 같은 사람의 수요를 만족시킬 서비스는 좀체 찾기 힘들었다”며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상당히 큰 분야였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겨 하는 량 회장에게는 두 개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가 있다. 하나는 ‘씨트립 회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구학자 량젠장’이다. 2015년 그가 중국경제인물상을 수상했을 때 주최 측은 “량 회장이 온라인 여행업계에서 이룬 성과도 눈부시지만 인구문제 연구를 통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도 결코 그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량 회장이 2012년 리젠신 베이징대 사회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펴낸 ‘중국인이 너무 많다고?(中國人太多了)’는 중국 저출산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해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2015년 중국 정부가 35년 만에 한자녀 정책을 전면 철폐한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씨트립은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온라인 여행업계 1위라고 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중국인의 여행이 보편화되면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씨트립은 보고 있다. 중국인 해외여행 증가와 국제화 전략에 힘입어 2020년까지 거래액은 1조2000억위안(약 203조원)에서 1조4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씨트립은 예측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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