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48년 만에 서울우유 제쳤다

입력 2017-04-03 19:10   수정 2017-04-04 05:11

작년 매출 1조6347억원

우유소비 감소로 매출 휘청
커피·와인·외식·유기농 등 사업 다각화 나선게 효과

'조합편익 우선' 서울우유, 환경 변화 신속대응 어려워



[ 노정동 기자 ]
매일유업이 창립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에서 우유업계 원조격인 서울우유를 제쳤다. 우유 소비가 감소하자 커피, 외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매출 다각화 성공적 평가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작년 매출 1조6347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1조6037억원의 매출을 올린 서울우유를 앞섰다. 고 김복용 매일유업 명예회장이 1969년 한국낙농가공주식회사(매일유업 전신)를 인수해 매일유업을 창업한 이후 매출로 서울우유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유업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우유 소비가 줄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늘렸다. 1997년 국민 1인당 연간 우유소비량이 31.5㎏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하자 매일유업은 컵커피(카페라떼·1997년), 와인(레뱅드매일·2001년), 외식(인도 레스토랑 ‘달’·2007년), 유기농(상하목장·2008년), 커피전문점(폴바셋·2009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11년 전체 매출에서 21%에 달하던 흰우유 매출 비중은 5년 만에 18%로 줄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2007년 중국에 처음 조제분유를 수출한 매일유업은 작년 중국에 4200만달러(조제분유, 살균우유 등)어치를 수출했다. 사상 최대였다. 자회사 제로투세븐을 통해서는 중국에서 유아동복 유통·제조사업을 벌였다. 우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였다. 작년에는 생산·제조·서비스를 한곳에서 할 수 있는 6차산업 사업모델인 ‘상하농원’을 개장하는 등 미래 사업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주력 사업이 흔들렸던 1999년 정부가 갖고 있는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 형태, 변화 대응 쉽지 않아

서울우유는 조합원들의 편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 조합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변신이 쉽지 않은 구조다. 악재도 터졌다. 2013년에는 원유가격연동제(농림수산식품부)가, 2016년엔 학교 우유급식의 최저가입찰경쟁(교육부)이 도입됐다. 이 제도로 가격 인상은 어려워지고, 우유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사업 다각화를 하지 못한 서울우유의 매출은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이후 줄고 있다. 반면 3대 주요 우유업체 중 매일유업, 남양유업의 매출은 늘었다. 서울우유는 전체 매출 중 86%가 흰우유를 포함한 가공유 매출로, 우유 소비량 감소가 조합 매출의 타격으로 이어졌다. 수출액도 미미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 바라봐야 한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작년 내놓은 ‘나100%’ 우유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올초 반려동물 전용 우유 사업에 진출하는 등 우유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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