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보다 더 센' 카카오뱅크, 6월 출격

입력 2017-04-05 17:54  

은행업 본인가…4000만명 쓰는 카톡이 최대 무기

국내 인터넷은행 2호
해외 송금수수료 10분의 1로…"연말까지 자산 5000억 목표"

K뱅크는 사흘 만에 8만명…하반기 금융권 요동칠 듯



[ 김일규 / 이현일 기자 ]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지난 3일 영업 시작 이후 사흘 만에 8만명이 넘는 고객을 모으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도 오는 6월 말 문을 연다. 카카오뱅크는 4000여만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세워 K뱅크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카카오뱅크는 준비 기간을 거쳐 6월 말 본격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만 영업할 계획이다. 모바일과 PC 인터넷을 함께 이용하는 K뱅크와 다른 전략이다.

카카오뱅크의 최대 강점은 카톡 활용이다. ‘카톡 친구’와 대화하듯 주소록에서 송금 대상자를 선택하면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돈을 받는 사람이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아니어도 송금할 수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인지도가 높은 카톡 단체방을 이용한 모임회비 관리, 특화 예금은 물론이고 카톡을 이용한 금융 상담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송금 절차를 간소화해 수수료를 일반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인력과 점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인 만큼 예금이자를 더 주기로 했다. 다양한 주주사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통해 중(中)신용자 대상으로 금리가 연 10% 미만인 대출 상품도 출시한다.

G마켓이나 옥션, 예스24를 이용한 상품 구매 내역과 카카오택시 운행 이력 등을 신용평가에 반영해 대출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기반으로 저신용자 대상의 200만원 이하 소액 마이너스 대출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앱 실행 후 비대면 실명인증을 통한 계좌 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을 7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계좌 개설에 10분 안팎이 걸리는 K뱅크보다 빠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공인인증서 없이 비대면 실명확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총자산 5000억원, 3년 뒤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K뱅크처럼 카카오뱅크 역시 지속적인 영업을 위해선 내년 증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카카오 증자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의결권 기준 4%)를 제한한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있다. 윤 공동대표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가 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라며 “은행법 개정안이 이른 시일 안에 국회를 통과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지분율 10%) 외에 한국투자금융지주(58%), 국민은행(10%) 등이 자본금 3000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넷마블(4%), 이베이코리아(4%), 예스24(4%), 중국 텐센트(4%) 등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하는 올 하반기 인터넷은행 간,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속한 은산분리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일규/이현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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