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좌관의 증언 "안철수 부인 업무에 직원 동원?…이정도는 애교 수준"

입력 2017-04-14 23:02   수정 2017-04-14 23:1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부인 김미경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에 사무실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14일 보도에 따르면 김미경 교수가 강의 자료 검토나 기차표 예매 등 사적인 일에 의원실 직원들이 투입됐다고 한다. 2015년에는 안 후보가 직접 "김미경 교수의 글 교정을 부탁한다"며 "26페이지 분량을 오늘 내로 해달라"고 말한 뒤 비서진에게 '원고 교정 부탁'이란 제목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

원고는 의원실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학교 연구 자료였다고 한다. 이 밖에 장보기나 인감증명서를 떼는 일까지 시켰다는 것.

언론들은 안철수 후보가 직접 지시를 하거나 김미경 교수가 의원실 직원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는 걸 묵인했다고 도덕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 전직 의원실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은 부인이 나를 위해서 보좌의 차원으로 한 건데 그것이 무엇이 문제냐 식으로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현재 다른 국회의원의 보좌 업무를 맞고 있는 보좌관은 이 '갑질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 현직의원의 보좌관 A씨와 통화를 해봤다. A씨가 보좌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의당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Q. 김미경 교수 개인적인 업무를 위해 안철수 후보의 보좌관 동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밤 10시 현재도 야근중이라 솔직히 기사를 보지 못했다. 우리 의원 정책업무 챙기기에도 바빠서 솔직히 다른 당 의원들 기사까지는 볼 겨를이 없다. 어떤 내용인가.

(기사 전달 및 내용 설명)

A. 솔직히 지금 보도된 내용상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만 놓고 본다면 안 후보 사무실 전 직원의 개인적 감정이 결부된 문제 같다. 의원들은 퇴근 못하고 사무실에서 자는 경우도 있어서 양말 와이셔츠 챙기기부터 온갖 소소한 일들을 보좌관들이 챙기는데 증명서 떼기나 열차표 예매 등은 '애교'라고 생각된다. 현실에서는 더 잡다한 일들이 많고 사적인 일과 공적인 업무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연예기획사에서 스타 한 명 챙기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Q. 그럼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A. 그건 아니다. 행정비서는 행정비서관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정책보좌관은 다 각각 업무가 있는데 그 외 업무를 시키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사 내용상 안 후보가 보좌관에게 '원교 교정 부탁'이라고 메일을 보냈다는 대목에서 '부탁'이라는 말이 보는 순간 눈에 띄었다. 사람마다 성향은 다르겠지만 보통 당연시하며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부탁'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지시를 받는 사람이 모멸감을 받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공사구분은 솔직히 의원 보좌관들에게는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Q. 공사 구분을 뚜렷하게 할 수 없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이일은 안 후보 업무가 아닌 부인의 업무 아닌가.

A. 안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김미경 교수가 별도의 지원일정을 다니는 것으로 안다. 김미경 교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본업이 따로 있지 않나. 이같은 안 후보 지원 일정을 다니는 것에 대해 자신이 남편과 보좌관의 일까지 거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일정 챙기기부터 안 후보를 보좌하느라 뺏긴 시간에 자신이 원래 해야할 연구 관련 일들도 안 후보 보좌관의 업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갑질 하는 의원이나 가족들의 사례를 접한 적이 있나.

A. 아까 의원 사무실은 연예기획사와 비슷하다고 하지 않았나. 의원의 일정과 정책 등을 챙기는데 모든 직원이 똘똘 뭉쳐 너일 내일 할 것 없이 한마음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 솔직히 바로 옆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 얼굴도 보기 힘들다. 공공장소에서 모멸감을 받는 보좌관들도 일부 보긴 했지만 최근에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상황인데 제 개인적으로는 업무지시를 받고 모멸감을 받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 같다.


한편 안철수 후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이날 "저의 여러 활동과 관련해 심려를 끼쳤다. 비서진에게 업무 부담을 준 점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의 사과 후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보좌진들이 받았을 인격적 모욕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는 찾을 수 없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직접 사과하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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