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박근혜 스캔들' 덕에…한국 언론자유도 7계단 오른 63위

입력 2017-04-26 16:58  


국경 없는 기자회(RSF)의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63위를 차지했다.

RSF가 26일(한국시간) 공개한 '2017 세계 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63위를 차지해 지난해 사상 최저였던 70위보다 순위가 7단계 올랐다.

올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진 최순실 스캔들 보도를 통해 언론의 비판 기능이 아직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31위가 역대 최고다.

RSF는 "한국 언론의 독립성이 박근혜 정부의 개입으로 위협받았었다"면서도 "탄핵과 파면으로 이어진 일련의 정치 스캔들은 언론이 아직 정치를 효과적으로 보도하고, 국민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 정부 기관을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공적 논쟁은 국가보안법의 방해를 받고 있고 이것은 온라인 검열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최고 7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는 언론 자기검열의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전체 180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순위 집계가 시작된 2002년부터 5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던 북한은 2007년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가 최하위로 처지면서 간신히 꼴찌를 면한 바 있다. 하지만 11년 만에 다시 꼴찌로 주저앉았다.

RSF는 "북한에서 조선중앙통신은 인쇄·방송매체를 위한 유일한 뉴스공급처"라며 "북한 정부는 해외 언론매체에 대해 취재 비자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들은 북한을 방문한 외국 기자들을 긴밀히 감시하고, 이 기자들이 라디오를 듣는 것만으로 수용소에 보내질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사는 북한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막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와 같은 176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을 맴돌았고, 일본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2위에 올랐다.

노르웨이는 작년까지 6년 연속 선두를 지켰던 핀란드를 제치고 올해 1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에 이어 스웨덴(2위), 핀란드(3위), 덴마크(4위), 네덜란드(5위)가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파리에 본부를 둔 RSF는 언론 독립성, 자기검열, 법치, 투명성 등의 다양한 지표를 분석해 순위를 산정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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