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싸울 때 싸우더라도 신념·종교는 건드리지 말 것

입력 2017-04-27 19:43   수정 2017-04-28 05:00

불가능한 협상은 없다

다니엘 샤피로 지음 / 이진원 옮김 / 까치 / 446쪽 / 2만원



[ 최종석 기자 ] 감정이 고조된 갈등 때문에 애를 먹은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런 갈등은 집 직장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 부부는 이혼하고, 기업은 사내정치로 망가지고, 국가 시스템은 균열되면서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시각을 고집하고 상대방도 역시 그의 시각만 고집한다. 이런 갈등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니엘 샤피로 하버드대 협상연구소 교수는 《불가능한 협상은 없다》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분석한다. 이어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합리적 정체성 이론’을 통해 상충된 믿음을 좁혀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을 ‘정체성을 가진 인간’에서 찾는다. 정체성은 신체 성격 직업 문화 등 개인이나 집단을 정의하는 특성을 말한다. 정체성은 존재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따라서 개인이나 집단이 이런 정체성을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갈등이 고조된다는 것이다.

이런 갈등의 해소를 가로막는 강력한 장애물로 ‘부족 효과(tribes effect)’를 꼽는다. 이는 협상 상대방을 불가피한 적으로 간주해 분열을 초래하는 사고방식이다. 원시시대 부족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각이다.

그렇다면 불합리한 갈등에 사로잡히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이런 부족 효과를 일으키는 원인을 파악해 맞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족 사고를 일으키는 유혹으로 현기증, 반복 강박, 금기, 신성시하는 것에 대한 공격, 정체성 정치학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이 유혹들은 자기방어적 사고방식을 강화해 협력을 막고 갈등을 확대한다. 저자는 “각각의 유혹을 빨리 자각해 감정적인 갈등에 매몰되지 말고 탈출하라”고 충고한다.

정치적 신념, 종교와 같이 신성시하는 것을 둘러싸고 벌이는 갈등은 타협이 쉽지 않다. 이때 관건은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각자 신성시되는 것을 존중하되,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신성시하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협상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중요한 한 걸음을 떼는 것이다.

정체성이 위협받을 때 부족 효과가 일어나지만, 정체성이 존중받으면 조화로운 관계가 될 수 있다. 힘든 순간에도 배우기 위해 경청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갈등 해소를 위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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