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소기업 관심 못끄는 '성과공유'

입력 2017-05-03 17:42  

이우상 중소기업부 기자 idol@hankyung.com


[ 이우상 기자 ] 최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의 축사 ‘레퍼토리’가 하나 더 늘었다. ‘저성장 시대에 창업의 필요성’ ‘중소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로 언급하던 주 청장이 중소기업의 ‘성과 공유’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9년까지 10만개 중소·중견기업에 성과공유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게 목표다. 그는 지난달 25일 한 행사에서 “성과 공유를 안 하는 기업은 국가 연구과제 참여를 제한하는 강수도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청은 이미 외부기관에 ‘중소기업 성과공유 확산 방안’이라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늦어도 6월에 나오는 결과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부터 성과 공유를 평가할 계획이다.

성과 공유 평가가 ‘채찍’이라면 내일채움공제 등 각종 제도는 ‘당근’이라 할 수 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 핵심 인력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근로자와 기업주가 함께 5년간 부금을 적립해 만기에 목돈을 근로자가 보상받도록 하는 공제부금이다. 기업 적립금에는 손비 인정과 세제 혜택을 준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전통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핵심 인력이라 부를 만한 인력이 없어 내일채움공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 인력이 연구개발의 주축을 담당하는 전자장비 제조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 전자장비 제조기업 대표는 “쓸 만한 구직자가 오지 않는다”며 “내일채움공제를 이용할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일채움공제에 대해 처음 들어본다는 중소기업인도 많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정부가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가입자를 5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지난달까지 1만4000명을 넘지 못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신입 근로자, 내일채움공제는 소수 핵심 인력만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다. 상당수 중소기업 근로자는 혜택에서 벗어나 있다. 중소기업청은 3일 ‘중소기업 성과공유 10만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구미를 당기는 ‘당근’ 없이는 이번 캠페인도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우상 중소기업부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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