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 '깜짝 이글쇼'…김해림, 꿀맛같은 역전 드라마

입력 2017-05-07 18:13   수정 2017-05-08 07:07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 2연패
올 시즌 첫 멀티 챔피언 등극



[ 최진석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3라운드가 열린 7일 충북 충주시 동촌GC(파72·6485야드) 17번홀(파4). ‘달걀골퍼’ 김해림(28·롯데)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에 올라간 뒤 왼쪽으로 스핀이 걸리며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샷 이글이었다. 2언더파 단독 2위를 기록 중이던 김해림은 단숨에 2타를 줄이며 정슬기(22·PNS창호)를 1타 차로 제치고 4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대회 막판에 짜릿한 역전 이글로 승기를 잡은 김해림은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김해림은 2연패를 기록하며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 첫 멀티 챔프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은 초속 7m의 강한 바람이 그린의 깃대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전날 2라운드 때 분 초속 6m의 바람은 이날 한층 강해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건 3명에 불과했다. 이날 지한솔(21·호반건설)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해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2번홀(파5), 3번홀(파3)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후반 10번홀(파4), 14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냈다. 김해림의 뚝심은 후반부에 빛났다.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김해림은 17번홀에서 깜짝 이글을 잡으며 정슬기를 제쳤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김해림은 5번홀(파4) 샷 이글을 성공시키며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샷 이글로 우승을 결정지은 김해림은 경기 직후 “지난해 처음 골프백에 집어넣은 48도 웨지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부담도 많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김해림은 우승을 결정지은 뒤 ‘본인에게 이글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글이란 우승”이라고 답했다.

김해림은 지난 3월 SGF67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김해림은 “올 시즌 내내 이 분위기를 잃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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