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글로벌 IB '아리랑본드' 첫 발행…한국 경제성장·원화 안정성에 '베팅'

입력 2017-05-16 19:19  

골드만삭스, 200억 규모 발행

20년 만기 연 2.75% 금리…신용등급 'AAA' 최고 등급
향후 1000억 이상 발행 계획, 다른 미국계 증권사도 나설 듯



[ 유창재 / 김진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6일 오후 4시11분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미국 골드만삭스가 아리랑본드 발행을 결정한 건 그만큼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밝게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증권사가 아리랑본드와 같은 이종 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현지 통화의 안정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환변동 위험을 발행회사가 부담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요동칠 경우 골드만삭스가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원화가치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작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IB의 첫 발행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7일 20년 만기 아리랑본드 200억원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하나금융투자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금리는 복리로 연 2.75%이며, 이자는 채권 상환 시 일시에 지급한다. 신용등급은 10개 투자등급 중 가장 높은 ‘AAA’를 받았다. 골드만삭스가 채권을 발행한 지 1년 뒤부터 매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갖고 있다. 국내 한 보험사가 이 채권을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본드는 해외 기업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원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내 채권시장의 국제화를 위해 1995년 도입됐지만, 해외 기업이 아리랑본드를 발행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해외 금융회사 중에는 지난해 일본 노무라증권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1200억원, 1100억원씩 발행한 게 눈에 띄는 정도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영미계 투자은행이 아리랑본드를 발행하는 건 골드만삭스가 처음이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현지 통화로 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원화 채권을 발행한 적은 없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에 2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1000억원 이상 규모로 여러 차례 아리랑본드를 찍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본드 발행 늘어날 것”

골드만삭스의 아리랑본드는 발행 전부터 여러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받았다. 새 보험사 건전성 규제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시행을 앞두고 초우량 장기채에 대한 보험사들의 수요가 늘었지만, 국내에는 투자할 만한 장기 회사채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국내 채권시장에 만기가 20년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민간회사는 KT, SK텔레콤과 일부 대형 은행뿐이다. 그나마 금리도 낮다.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말 발행한 20년 만기 회사채(1100억원 규모) 금리는 단리로 연 2.552%에 불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기 회복으로 미국 장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국내 금리와의 격차(스프레드)가 커진 것을 아리랑본드 발행의 기회로 삼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보다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로 우량 장기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는 점을 노렸다는 얘기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시장 금리 격차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다른 미국계 증권사들도 아리랑본드 발행에 나설 수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에서 장기 우량 회사채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김진성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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