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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철 KISTEP 원장 "사람 중심으로 과학연구 해야 4차 산업혁명 아이디어 나온다"

입력 2017-05-21 19:17   수정 2017-05-22 05:31

예산확보 혈안·부처 이기주의 고질
협력문화 확산돼야 한국과학 발전



[ 박근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선거 공약 중 하나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4차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할 과학기술 정책에도 근본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KISTEP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사회는 성장과 시스템, 신뢰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절벽을 맞닥뜨렸다”며 “과학기술 정책도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등 혁신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통해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오랫동안 정책 연구를 해왔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과학기술 정책통으로 불린다. 지난달부터 KISTEP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4.23%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면적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여러 부처 간 협력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연구자들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발표하고 연구비만 타고 사라지는 ‘발튀(발표하고 튄다)’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 간 협업이 필수인 의료보건 생명과학 분야는 부처간 장벽의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임 원장은 혁신의 위기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는 “국가 R&D 사업이 물처럼 잘 흘러가야 하지만 한국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과학기술을 떠받쳐온 혁신 시스템이 더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정부 평가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과 예산 확보에 치우친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려면 협력을 잘하는 문화를 성숙시켜야 한다”며 “부처 간 협업을 잘한 공직자와 조직에 가점을 주는 등 평가방식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연구자에 대한 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과제에 대해 심사를 통과한 연구자가 예산을 다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경우가 흔했다. 임 원장은 “기초연구에서 문제를 푸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다른 과학자에겐 기회가 없었다”며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도 여러 팀이 경쟁을 통해 좋은 성과가 살아남고 다른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새 정부가 내세운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일부 소수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정책으로 사용하기엔 모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임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비록 해외에서 나왔지만 우리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과학기술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는 취지로 적극 해석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대선 기간 중 앞으로의 과학기술 정책을 ‘사람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에는 불확실성에 과감하게 맞서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성패야말로 다양한 연구자의 노력과 아이디어에 달렸다”며 “올해 말 발표될 4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에서도 다양한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녹여내겠다”고 말했다.

■ 임기철 원장은

△1955년 부산 출생 △경기고, 서울대 공업화학과 졸업 △서울대 촉매공학 박사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정책연구실장, 기획조정실장, 부원장 △청와대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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