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커제, 중국 현지에서 바라본 승률은?

입력 2017-05-23 11:15  

중국 전문가들 대부분 알파고 압승 예상
커제 마저도 알파고 승리 점쳐




"인류 존엄의 전쟁" "더 강해진 알파고와 맞대결…커제, 기적 일으키나?"

구글의 알파고(AlphaGo)와 세계 바둑 최고수 커제(20) 9단과의 맞대결에 전 세계의 이목만큼이나 중국 현지에서의 열기도 뜨겁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대결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은 커제의 승리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다. 커제 역시도 본인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지 않다. 한 중국 네티즌의 말처럼 "알파고와의 대결은 이미 시작 전부터 패했다"는 말이 농담만은 아닌 상황이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알파고와 중국 바둑기사가 대국하는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서 커제 9단은 알파고와 23·25·27일 세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에 선보이는 알파고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알파고 2.0'로 알려졌다. 그만큼 중국 현지에서의 바둑 전문가들은 사실상 알파고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기성'이라고 불리는 원로 바둑 기사 녜웨이핑 9단은 알파고의 전승을 예상했다. 리카이푸 전 구글 부회장 또한 "커제의 승률은 0%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유명 바둑 기사 구리 9단도 "알파고가 진화한 탓에 커 9단이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 판 대국에서 커 9단이 이길 승률은 1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대회 우승 경험자 5명 대 알파고의 단체전 대국에서도 인간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낮다고 판단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커제를 응원하면서도 결과는 정해져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SNS망인 웨이보에는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한 판이라도 커제가 꼭 이겼으면 좋겠다", "인류는 인공 지능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남기고 있다.

커제 또한 이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대국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알파고의 수법은 신선의 경지에 올라있다. 인간계 바둑에 비해 수천년은 앞선 것 같다"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매우 힘든 승부가 될 것임을 잘 알지만 필사의 각오로 싸울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열리는 대회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30분부터 시작된다. 오후 6시30분까지 대국이 진행된 후 커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국에 대한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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