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해빙 무드'…학술·문화계부터 훈풍

입력 2017-05-31 07:45  

새 정부 출범에 한중 관계 기대감 커져
학술·문화계 등 다방면에서 중국 협조 '두각'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냉각됐던 한·중 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 학계와 문화·예술계 등 갈등 이슈가 덜한 분야부터 불어오는 훈풍이 감지된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완전한 관계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국내 학계와 문화·예술계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한중 관계 개선 조짐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사드 배치 재검토' 입장을 밝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언론도 이해찬 중국 특사의 방중 이후인 지난 20일 한국을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다.

실제로 한중 관계 경색이 완화되는 흐름에 각 분야에서 인적 교류가 재개되는 모양새다.

한국국제정치학회는 베이징대, 난징대 등 중국 대학 교수들을 초청해 지난 12일 한양대에서 '트럼프 시대의 한중일 갈등' 주제의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한 국내 대학 교수는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는 의료 관련 국제학회에 중국인 학자들이 대거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예술의전당은 중국 후난성문화청, 주한 중국대사관, 중국문화원과 함께 오는 7월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치바이스 한국전을 열 예정이다. 중국 출신 작가의 전시회는 2002년 덕수궁미술관이 '중국 근현대 5대가 회화작품전'을 연 이후 오랜만으로 꼽힌다.

사드 타격이 컸던 항공과 유통 업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중국으로부터 산둥성으로 가는 정기노선 증편을 승인받았다. 지난달 신청한 신규 취항 신청서가 받아들여진 것.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작년 연말 이후 국내 항공사로서는 처음이다.

중국 여행사 홈페이지에도 한국행 여행 상품들이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한국 관련 관광상품은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은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국 여행사는 최근 한국방문 비자 대행 서비스를 재개하기도 했다.

한중 관계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특히 학계나 문화·예술계에서 이러한 흐름이 먼저 발견되는 것은 당장의 경제적 이익과 크게 관련된 분야가 아닌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들은 주로 경제적 분야에 집중됐었다.

한중 관계가 크게 악화됐던 지난달까지 산업계 차원의 관계는 상당 부분 단절됐으나, 학생 교류 등 민간 차원에서는 관계가 지속한 것이 국면 전환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최근 문재인 정부 등장과 중국 측 환영으로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이 출구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했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양국 관계가 회복 조짐은 있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바뀐 게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드 문제는 단순 무기 배치가 아닌, 미중 및 남북, 한미 관계 등 여러 문제가 걸린 다차원 방정식과 같다. 아직 '관계 회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짚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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