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기생충 없애는 말라리아 치료법 나왔다

입력 2017-06-16 17:18   수정 2017-06-19 08:57

임채승 고려대 구로병원 부원장·김용록 연세대 교수팀

연구팀 '광역학치료' 효과 확인
혈액에 주입 광과민제 흡수한 감염 적혈구를 빛으로 공격



[ 임락근 기자 ] 빛을 쪼여 말라리아 기생충을 없애는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이 나왔다. 기존에도 다수의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었으나 치료제에 내성을 갖는 말라리아 병원충이 늘어나고 유행지역이 확대되면서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이번 연구가 말라리아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임채승 고려대 구로병원 연구부원장과 김용록 연세대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광역학치료가 말라리아의 원인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광역학치료는 빛에 반응하는 이상 세포를 골라 파괴하는 치료 방법이다. 국내외에서 항암치료 방법으로도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빛을 흡수하는 광과민제에 자석 성질을 띤 산화철 나노입자를 붙여 혈액에 주사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적혈구는 이를 흡수했다. 연구팀은 거기에 빛을 쬐어 말라리아 기생충을 공격했다. 이후 8일간의 배양검사에서 적혈구 내 말라리아 기생충이 박멸된 것이 확인됐다.

말라리아는 기생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얼룩날개모기류에 속하는 암컷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린 뒤 인체에서 감염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는 2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된다. 오한, 발열, 발한 등이 전형적인 감염 증상이지만 원인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 증상 및 특징이 다르다.

말라리아는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걸리는 질병이다. 한국에도 토착 말라리아 기생충이 있고 얼룩날개모기류가 서식해 매년 말라리아 감염 환자가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601명의 환자가 말라리아에 감염됐다. 경기, 강원 등 대부분 휴전선 근처 지역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말라리아의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존 약물은 물론 최근 개발된 치료제인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에 내성을 보이는 다중약물내성 말라리아가 출현하면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감염된 말라리아는 눈이 멀거나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주로 생기지만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방에서 감염된 말라리아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임 부원장은 “광역학치료법의 대상은 먹는 약과 주사약물로도 치료가 안 되는 감염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말라리아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으로 세계에서 매년 1억 명가량이 감염되고 50만~100만 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강력한 전염병이다. 하지만 원충이 계속해서 진화해 완벽한 치료법이 없다.

임 부원장은 “광역학치료가 말라리아 퇴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막 세포배양 실험을 마쳤다”며 “추가로 연구계획이 세워지면 동물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에 게재됐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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