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은서 기자 ]
‘88 서울올림픽 엠블럼 디자이너’ 양승춘 서울대 명예교수가 향년 77세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한국 디자인계의 거목’인 양 교수가 지난 20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양 교수의 큰아들이자 서울대 미술대학 후배인 양진모 씨는 22일 “권위나 특권의식을 싫어하시던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하고 차분하게 식을 치렀다”고 말했다.양 교수는 전통적인 ‘삼태극’ 문양을 활용해 88 서울올림픽 공식 엠블럼을 디자인했다. 엠블럼 제작 마감일을 앞두고 세수하기 위해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었다가 삼태극 문양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은 일화가 유명하다.
디자인 연구가인 김신 전 월간 ‘디자인’ 편집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서울올림픽 엠블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는 한국 아이덴티티 디자인계의 1세대 디자이너”라고 추모했다.
‘학사(學士) 교수’로도 화제를 낳았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1965년 졸업한 뒤 광고업계에 뛰어든 양 교수는 300여 종, 1000여 점의 그래픽 작품을 제작했다.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 세 차례 특선 등 실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석·박사 학위 없이 서울대 미대 교수직에 임용됐다. 국내 최초의 종합광고기획사로 알려진 오리콤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디자인계에서는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지난 20일 홈페이지에 추모 글을 올렸다. 양 교수는 2015년 한국디자인진흥원 제4대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바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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