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입사 51년…박수칠 때 떠나는 조석래

입력 2017-07-14 17:32   수정 2017-07-15 07:00

'대충' 또는 '이 정도면…' 이란 없다
안되는 이유 100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찾아보자
큰일일수록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그래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거야?

≪내가 만난 그 사람, 조석래≫ 中



[ 김보형 기자 ]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82·사진)이 임원회의 때 가장 많이 한 말이다. 효성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조 전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 때문이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폴리케톤 등 효성의 대표 상품들도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조 전 회장의 뚝심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기술 경영으로 효성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조 전 회장이 14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1966년 효성그룹 모태인 동양나일론에 입사한 지 51년 만이다.

◆교수가 꿈이었던 회장님

효성은 이날 조 전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주)효성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말 장남인 조현준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준 뒤 (주)효성 대표이사 직함만 유지하고 있었다. 효성 관계자는 “회사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경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조현준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는 판단 아래 조 전 회장이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회장의 꿈은 원래 공과대학 교수였다. 고등학교(경기고)를 졸업하자마자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와 미국 일리노이공대 화공학 석사 학위를 마쳤다. 박사 학위를 준비하던 중 부친인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부름을 받고 귀국했다. 그는 부친을 도와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을 설립했다. 조 전 회장이 2세 경영인이 아니라 ‘1.5세 경영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효성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는 기능성 섬유인 스판덱스는 조 전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과 뚝심의 결과물이다. 효성은 1989년 조 회장 지시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판덱스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1990년대 들어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고, 2000년대 접어들면서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부터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와 함께 효성의 글로벌 1위 제품인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사회공헌활동 매진할 것”

조 전 회장은 재계 리더 역할도 여러 번 맡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2007~2011년)은 물론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과 한일경제협회장(2005~2008년)을 맡아 민간경제 외교관으로 세계를 누볐다. 전경련 회장 시절엔 “그래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할 말은 하는 재계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국회 재무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무슨 적금으로 얼마, 또 무슨 예금으로 얼마 떼이고 나니 정작 손에 쥔 것은 절반도 안 된다”며 은행의 ‘꺾기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효성 관계자는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국가와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과 후진 양성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게 조 전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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